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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Love Cats

너무 인간친화적이어서 불행한 고양이

by 해피로즈♧ 2012. 6. 8.

 

 

 

 

 

 

 

 

 

 

 

 

 

 

 

 

 

 

 

 

 

 

 

며칠전 포스팅에 이어지는 이야깁니다.

 

이 아이는 원래 집고양이였다고 해요.

아기고양이 때부터 사람과 함께 집안에서 살았는데,

다 자란 후에 집밖으로 버려졌다는 얘기를 이곳 캣맘님한테 들었습니다.

아기때부터 키우던 아이를 어떻게 이렇게 버릴 수가 있을까요.

어떻게 그런 마음이 될까요.

아망이 달콤이를 키워온 저로서는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 녀석이 사람 무서운 줄 모르고 처음 보는 내게 가까이 와서 부비부비하고 발라당도 해쌌고 그랬었더라구요..

 

 

 

 

 

 

 

 

 

 

처음엔 그들도 인간적인 마음은 있으니 그들이 사는 아파트 뒷편인가 어디에 밥그릇이랑 잠자리를 꾸며주고 얼마간(?)은 밥도 주었다고 합니다.

이 대목에서,

우리 아망이와 달콤이를 집 밖에 내놓으며 잠자리를 꾸며주고 밥그릇을 그곳에 놓아주는 것을 상상해보았습니다.

아~ 말도 되지 않습니다.

말이 됩니까 이거?

 

그들은 그러나 금세 전혀 무관심해져버리고 밥도 안주고,

 또한 이 아이도 발이 달렸으니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그러면서 이 아파트동에까지 진출을 한 모양입니다.

 

잘은 모르겠지만 이런 길 생활을 한지 한 일년 정도 되지 않았나 추측을 하더군요.

 

그러는 중에 지난 겨울에 저의 눈에도 띄게 되었던 거지요.

 

 

 

 

 

 

처음 보는 내게 성큼성큼 걸어와

요래 내 손에 몸을 맡기고,

 

 

 

짜슥이 처음 보는 사람 앞에서 발라당도 하고~ 

 

 

 

아줌마, 내는 요래 근사한 스크래처 써요~

자랑도 하면서..

 

 

 

 

 

 

그러고 며칠 후, 나는 바빠진 생활에 포스팅을 중단했었고,

이 아이도 그 후로 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러다 어느날 어두워진 저녁시간,

집앞 화단 안쪽의 고양이 급식소를 들여다보고 나오는데,

그때 내 옆을 지나간 어떤 여자분이 다시 몇 발자국 뒤로 물러서 돌아보며,

"... 해피..로즈님?"

그럼과 동시에 나도 "아, 캣맘님~"그러면서 둘이 반가운 해후를 하였습니다.

작년 여름 이후 오랜만에 만나게 된 것이었어요.

 

 

그리고 저번 포스팅에 얘기 했듯이

발을 다쳐서 일어서지도 못하고 웅크리고 있던 고양이를 치료해주고

남의 집에 데려다놓고 보호하고 있는 이 노랑이 얘길 듣게 된 것이었지요.

(싸우다 다친 건지 해코지 당한 건지 그건 알 수 없고..)

 

 

 

 

 

 

 

 

 

 

 

 

 

 

그럼 저번 이야기를 이어봅니다.

 

 

 

이 노랑이를 보호하고 있는 집엔 70대 할머니와 60 초반의 동생분이 살고 계시는데,

큰할머니는 따님한테 다녀오시기도 하면서 집을 비우실 때도 있고,

동생분은 늘 상주하신다고 캣맘님이 귀띔해주더군요.

 

 

그날 그 집에 가보니 동생분은 아직 안 들어오셔서,

큰할머니와 고양이 얘기를 많이 하였습니다.

할머니는 동물,식물들을 사랑하시는 분이셨는데,

그래도 고양이를 집안에서 키우는 일은 난감해하셨습니다.

연세도 있으시니 치닥거리가 힘이 드신거지요.

거기다 이 녀석이 밖에 나가고 싶어 깊은 밤중에 울어대니 그 소리에 잠을 못 주무시는 건 두번째고

이웃에서 쫓아올까봐 계속 마음이 불안하신 겁니다.

그리고 이 할머니댁엔 강쥐 세 마리가 있습니다.

동생분이 돌보는 강쥐라고 합니다.

 

 

 

 

두어 시간이 넘도록 많은 이야기 끝에 우리는 이 녀석을 그냥 지가 다니던 곳에 풀어주기로 하였습니다.

 

이 녀석이 집에 있어서 좋은 건, 안전하다는 것과 절대 굶주림이 없다는 것

그러나 철망에 갇혀 살아야 하는 게 불행한 일이지요.

 

밖에 풀려나서 좋은 건, 자유롭다는 것, 그래서 행복하다는 것,

그러나 너무 인간 친화적인 녀석이어서 매우 위헙하다는 것.

 

이곳 캣맘님 얘기로는 남자 중고생아이들이 그렇게 해코지를 많이 한다는군요.

얼마 전에도 아기고양이를 돌로 내리쳐서 아기고양이 턱이 내려앉는 일이 있는 등..

 

마음보가 어떻게 생겼으면 아기고양이를(큰고양이이도 마찬가지) 그렇게 돌로 내리칠 마음이 되는 건지..

동물을 해코지하는 자들은 사람에게도 그럴 수 있는 자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노랑이 녀석도 아이들이 부르니 졸랑졸랑 가까이 가는 걸 창밖으로 직접 본 적이 있습니다.

부르지 않아도 지가 스스로 다가가 부비부비 하는 녀석이구요.

 

 

어쨌거나 이 아이가 임시 보호되고 있는 집의 주인께서 난감해 하시고,

제가 보기에도 얼마나 힘드시랴 싶어서,

결국은 이 녀석을 지가 살던 밖에 방사하기로 하고

이동장에 녀석을 집어넣었습니다.

 

 

  

 

 

 

 

전혀 아무런 저항없이 너무도 순하게 이동장으로 들어가는 노랑이녀석..

그 모습을 보자 다시 걱정이 밀려듭니다.

 

 

 

 

 

 

 

 

이런 녀석이 나쁜 사람을 만나면 그길로 끝이지요.

일삼아서 고양이 잡으러 다니는 사람들이 있잖아요.

 

 

 

 

 

 

 

 

너무도 순하게 이동장으로 쑥~ 들어가는 녀석을

심란하게 쳐다보고 있자니 할머니께서도 마음이 불편해지셔서는

그럼 오늘 저녁 하루라도 철망에 가두지 말고 이 안방에 풀어줘보자고 마음을 베푸십니다.

철망에 가두지 않았는데도 한밤중에 우는지 안우는지 한번 지켜보자고..

 

 

그래서 녀석을 이동장에서 나오게 하여 제 맘대로 돌아다니게 두었습니다.

 

 

 

 

 

 

 

이동장에서 나온 녀석은 여기저기 탐색을 하며 돌아다니더니

나중엔 안방 한가운데 이렇게 눕더군요.

 

 

 

 

 

 

 

 

 

 

그리고 그대로 잠까지 듭니다.

 

 

 

 

그 모습을 보고 집으로 돌아왔어요.

그리고는 그날밤을 어떻게 지냈는지 너무도 궁금하여 다음날 캣맘님에게 얼른 전화를 해보았습니다.

 

 

 

 

 

 

 

철망에 갇히지 않고 그날 밤을 지낸 이 녀석,

한밤중에 여전히 울었답니다.

한술 더 떠서 현관문 앞에 나가서 울었다는군요.

방안 철망에서 울어도 그 소리 땜에 좌불안석인데,

현관에 나가서 문에 대고 우니 그 소리가 얼마나 더 크게 나가겠어요.. 에구..

 

 

 

 

 

 

 

 

 

 

그래서 듣다못해 다시 철망에 넣으셨다고 합니다.

 

 

 

 

 

 

 

이에 땅이 꺼져라 걱정이신 캣맘님은 이 녀석을 당장 중성화수술 시키기로 합니다.

중성화수술하고 나면 조금이라도 덜 울려나.. 하는 기대감을 가지고서..

어째든지 제발 덜 울어서 이 집에서 철망에서라도 안전하게 지내주기를 바라는 캣맘님의 간절한 마음인 겁니다.

 

 

 

 

 

 

 

 

 

 

귀여운 노랑이,

이렇게 집안에 들어와 지내면서 전에 밖에 있을 때보다 훨씬 예뻐졌어요.

계속 움직이는 고양이를 찍자니 사진이 모두 흔들려서 흐릿하고 별로라 예쁜 모습이 표가 덜 나는데,

실제로 보면 훨씬 예뻐졌답니다.

캣맘님의 사랑의 손길 덕이겠지요.

 

 

이 녀석, 중성화 수술하고 나면 한밤중에 조금 덜 울까요?

 

견딜 수 없이 답답하겠지만 이 녀석이 적응해주길 바랍니다.

그래야 안전하게 살 수 있으니..

적응하면 불행감도 조금씩 무디어지겠지요. 정말 안쓰럽고 미안한 일이지만..

 

너무 인간친화적인 이 고양이에게 이 세상은 너무도 호의적이지 않으니

이 녀석을 이렇게라도 보호할 수밖에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