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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Love Cats

위험에 처한 고양이에 대한 냉소와 무관심 화 나

by 해피로즈♧ 2012. 2. 4.

 

 

 

 

 

 

 

 

 

 

 

 

 

 

 

요 며칠 정말 춥군요.

베란다에 주방을 낸 집에 살다보니 이 강추위에 주방의 수도꼭지가 얼어버렸습니다.

정말 대단한 추위네요..

불편스럽게 욕실에서 설거지를 하며 강추위의 위엄에 몸을 아니 마음을 납짝 조아립니다. 대단하십니다 정말~

 

이런 강추위의 날들, 산 위는 더욱더 춥겠지요?

이 매서운 날씨에 전에 집고양이였던 고양이가 산에 버려져 살고 있다가 어찌하여 나무 꼭대기로 올라가서 못 내려오고

애타게 울고 있는 상황이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어떻게 해야 하겠습니까..

 

 

 

아래 글은 저의 방에 가끔 오시는 분이 적어놓으신 글입니다.

 

 

 

저는 산을 워낙 좋아해서 산위에 올랐다가 나무 꼭대기 위로 올라간 냥이를 구조하다 진이 다 빠져서

방금 집에 왔답니다.

 

원래 집에서 기르던 냥이를 누군가 산위에 버려 제가 두 달째 먹이와 물을 주었는데,
오늘 추위에 걱정이 돼서 올라가니 이 녀석이 사람들에게 쫓긴 건지 아카시아나무 꼭대기로 올라가

위태위태하게 버티며 내려오지 못하고,

그나마 제가 부르니 도와달란 듯 애타게 우는데,

바람은 칼날같고 너무 높은 나무라 올라갈 수도 없고 몸이 달아서
결국 119에 사정사정하고 나중엔 협박까지 해서 구조대원들이 산위로 왔습니다.

 

구조대원들도 나무가 높고 약하여 못 올라가고, 나무에 줄을 묶어 흔들어 떨어뜨리는 방법밖엔 없었습니다.

만약 떨어지다 죽거나 다치면 제가 책임지기로 하고, 제가 나무밑에서 받으려 하니 위험해서 안된다고
구조대원들이 강제로 저를 밀어내어 저는 멀리 서서 그저 무사하게 떨어지기만 간절하게 기도할 수밖엔 없었지요.


몇시간을 힘겹게 버텨서 힘이 없는지 이놈이 몇번 흔드니 밑으로 떨어지다 나무 중간 가지 위에 한번 부딪치고 바위로 착지하더니
쏜살같이 산밑으로 달아났답니다.

그러는 동안 얼마나 긴장이 되던지 그 추위에 진땀까지 나왔는데 평소 믿지 않는 신께 감사기도를 드렸지요.

그런데 정말 힘들었던 건 매서운 추위가 아니라 주변사람들과의 마찰 때문이었답니다.                
고양이 한 마리 때문에 웬 난리냐, 사람을 구조하기 바쁜 119를 이런 고양이 한마리 때문에 부르는 게 말이 되느냐는 등 별소릴 다들었습니다.


고양이는 나무 위로는 올라가지만 높은 나무 위에서는 내려오질 못하니 만약 구조 되지 못하고 계속 나뭇가지 위에 매달려 있었으면

밤샘추위와 공포에 질려 탈진해서 떨어져 죽을 가능성이 매우 큰 상태였기에 모든 책임을 제가 지기로 하고 강하게 밀어붙이긴 했지만

한 생명이 절박한 위험에 처해 울고 있는데도 너무도 태연하게 웃으며 지나가고,

약한 한 생명을 구조하려는 데 대한 터무니없는 냉소와 무관심에 정말 화가 나더군요.


어휴 오늘 몇시간을 산에서 애태우며 보내다오니

달콤이와 아망이가 데면데면하다가 가까워진 듯한 모습이 따스하게 보여지네요.

 

 

 

 

 

이분이 그 강추위 속에서 위험에 처해 있는 고양이를 구하는 과정에서 얼마나 마음이 힘드셨을지 짐작하고도 남습니다.

고양이 한 마리..

그 고양이 한 마리는 칼날같은 바람속 위험에 처해 있는 약한 생명이었습니다.

위험에 처한 약한 생명을 구조하려는 데 대한 터무니없는 냉소와 무관심,

저도 화가 나고 마음이 시리고,

그리고 이 약한 생명을 위험에서 구해내신 이분에 대한 감사로 눈시울이 시큰했습니다.

 

매우 추운 날 저의 마음을 따뜻하게 데워준 이야기,

이 방에 오시는 다른 분들과도 함께 하고 싶어서 그분의 허락을 받아 여기 올립니다.

 

 

 

 

 

이 글에 대한 자료 사진은 있을 리가 없고^^

우리집 아망이와 달콤이 사진 한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