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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Love Cats

길고양이에게 밥주지 말라고 항의하는 이웃, 우울해..

by 해피로즈♧ 2011. 3.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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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이 꾸리리 하다.

오늘 흐릿하게 가라앉은 날씨까지 이런일 저런일로 다운돼 있는 기분을 더 끌어내리는 것 같다.

 

전에 컨테이너 밑에 밥을 주러 다니는 동안 싫은 소리를 하는 사람은 만나지 않았었다.

거길 떠나 이곳으로 이사와서 길고양이에게 밥을 주려니 도무지 밥 줄 데가 마땅칠 않았다.

그래도 길고양이들은 있으니 길쪽으로 나가 차 세워 둔 옆쪽 벽면에 붙여서 몇 군데 주고,

좀더 걸어나가서 작은 길가 담밑에도 주고,

우리집 드나드는 라인의 출입문 옆쪽으로 사람들이 덜 다니는 쪽에도 벽면에 붙여서 소복히 부어놓곤 했다.(물그릇도 못 놔주고 사료만)

사람들의 눈치를 보며 얼른얼른 부어놓고 들어오기 때문에 어떤 녀석들이 와서 먹는지, 몇 녀석이 먹고 가는지 알 수가 없고,

이런 상황에 꼭 알려고도 하지 않았다.

그냥 배고픈 고양이들이 와서 먹는 것으로 족하지...

 

그 중에 우리집 라인 출입문 옆쪽으로 돌아간 곳, 사람들 발길이 많지 않은 곳은 내가 베란다 창문에서 몸을 많이 내밀어 내려다보면

부어놓은 사료가 아주 조금 보일락말락 그랬는데,  

가끔씩 궁금해서 내다볼 때 어쩌다 한번씩은 사료를 먹고있는 길고양이를 드물게 보게 되는 경우가 있었다.

그러면 사료를 먹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혼자 흐뭇해서 웃음 짓곤했다.

 

 

 

 

 

 

 

 

 

  

 

그런데 어제 누가 초인종을 눌러서 누구세요? 하니 1층에서 왔단다.

문을 열으니 어쩌다 한번씩 보게되면 안녕하세요~ 인사만 하고 다니는 1층 아줌마다.

 

혹시 저기에 고양이 밥 주세요? 저기요~

 

내가 밥주는 곳을 가리키며 사뭇 큰 소리로 도전적인 말투다. 

 

네....

 

아니 왜 고양이밥을 주세요. 밥주지 마세요!!

거기 밥주니까 고양이가 얼마나 많이 오는지 아세요?

왜 고양이 밥을 주고 그러세요? 주지 마세요!!

 

도무지 이해가 안간다는 얼굴표정..

그때 우리 아망이가 낯선 손님이 오면 숨기 바쁜데 웬일로 낯선 사람이 있는 데도 불구하고

내가 서 있는 곳까지 걸어나왔다.

 

고양이 키우세요?

놀라는 어조에 껄끄러움이 묻어있다.

 

네, 알겠어요.

거기 밥 안줄게요.

 

 

팽 돌아서 가는 1층 아줌마. 

 

순간 참 낯선 동네에 살고 있는 기분..

내가 블로그의 반려동물 채널 속에 너무 묻혀 살았나보다...

내가 살고 있는 곳의 이웃에게 길고양이 밥주지 말라는 항의를 듣고, 내가 고양이 키우고 있는 걸 다분히 생경하게 바라보던 그 눈빛에서

이질감을 느끼고 매우 낯선 세상 속에 있는 듯한 기분이 되었다.

 

그리고 그런 싫은 소리를 들었으니 기분이 좋을 리 없다.

내가 알기로는 밥주는 그곳에 고양이가 많이 오는 것 같지 않았는데, 많이 오나..

2리터짜리 생수병의 중간쯤 부분 오목하게 들어간 곳을 잘라서 거기에 가득 담아다 부어 놓으면 이틀 이상 가던데... 그렇게 보면 많이 오는 건 아닌데..

많이 오면 서너 마리 정도일 듯..

 

 

 

 

암튼 많이 온다고 싫어하니 이젠 그곳엔 줄 수가 없다.

싫어라 하는 사람한테 좋아해라 할 수는 없는 일이니..

어젯밤 부어놓은 게 반 이상이 남았는데, 그거라도 다 먹게 가만 두어줬음 좋겠구만 싹싹 쓸어내버릴까 마음이 쓰여 몇번을 내려다 보았다.

얘들아 빨랑 와서 먹고가~  하며...

 

그동안도 사람들 눈치 보며 주고 다녔는데,

싫은 소릴 들었으니 길고양이 밥 주러 다닐려면 더 신경 쓰이겠다..

 

 

마당 있는 집에서 살고 싶다.

가여운 길고양이들 밥주면서 살 수 있는 마당있는 집...

 

 

 

 

 

 

 

 

고양아~ 이리 나와 밥 먹어라~

 

 

 

 

 

 

 

 

 

 

 

 

인간들에게만 주어진 세상이 아니고

이 고양이들에게도 엄연히 주어졌던 공간,

욕심많은 인간들에게 다 빼앗기고서,

구석으로 몰리고 쫓기며 사는 길고양이들에게 인심 사납게 굴지 말았으면...

불쌍히 여겨주시고 따뜻한 마음 조금만 나누어 주었으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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