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밤 아르헨전을 앞두고 있는 긴장과 기대가 가득하게 깔려있는 날이다.
나는 아르헨전 응원하러 경주로 왔다.^^
지난 주말에 내려올 예정을 하고 있었는데, 내려올 준비를 하는 일이 하기 싫어서 자꾸 미루다가 어젯밤에사 내려왔다.
기차를 타고 내려오는 일이야 여행 삼으니 괜찮지만, 집비울 준비를 하는 일이 이번엔 유난히 귀찮고 하기 싫었다.
아마 아주 튼튼하고 힘이 넘치는 내 몸 탓이리라....
자꾸 미루면서 목요일(오늘)쯤 내려올까도 했었는데, 목요일은 우리나라가 아르헨티나와 경기를 하는 날이라서
당일 도착해서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볼 수는 없다고 어제 준비를 하고 내려왔다.
동해안의 기온이 30도를 웃도는 더위였다는 뉴스를 보며 경주에 도착했는데, 역시 밤공기가 훈훈하였다.
6시에 퇴근해서 집에 들어가 두어시간 있다가 마중나온 랑이 왜 이렇게 늦게 왔냐며 가방을 받는다.
서울에서 17시 10분차로 온 것이다.
동대구서 환승하느라 시간이 걸리며 경주 도착한 시간이 밤 8시 반이었으니, 그동안 내가 경주 다니던 시간대보단 두~세 시간쯤 늦는 시간이다.
더운 여름, 서두르느라 힘들이기 싫어서 여유롭게 준비할려고 이 시간대를 택했더니 집을 나서기가 역시 여유로워서 좋았다.
이 아그들이, 아니 경주가 날 환영한단다..
랑은 별로 환영하는 빛도 없고, 그냥 그렇다. 혼자 사는 것에 익숙해있는 데다 어제 출장으로 피곤한 기색~
출장 다닐 일이 없는 직장인데...
약간 늦은 저녁으로, 랑이 좋아하는 차돌박이 지글지글~
그리고 나는? 갈비살이나 등심~
고기 먹은 후에 시원한 걸 먹고싶은 랑이 냉면을 시켰는데,
냉면이 내 입맛엔 별루~~
다른 때는 늘 저녁 식사 후에 대형마트에 가서 장을 한 리어카씩 봐가지고 들어오곤 했었는데,
저녁 식사하며 시원한 맥주도 드신 상태라 차를 몰고 거길 갈 수도 없는 데다 피곤하다고 시장보기는 다음에 하자고 그냥 집으로 들어왔다.
오예~ 이건 뭔가..
산딸기와 오디다.
글찮아도 서울에서 오디를 사고 싶었었는데, 경주에 오게 되는 판에 사놓고 오기도 그렇고 하여 참았더니,
이렇게 오디가 산딸기랑 같이 날 기다리고 있었네... 므흣~
산딸기는 어제 내가 경주 도착할 때 랑이 친구한테서 건네 받은 것이라서 싱싱한 상태를 보이고 있었는데,
오디는 한 3일 전쯤인가 사무실에 누가 갖다 주어서 사무실 냉장고에 두었다가 가지고 들어오며 훈훈한 차 안에 실려다녀서 신선도는 조금 떨어졌을 것이다.
아, 반가운 오디~
어렸을 적 우리 집 뒷뜰 담에 아주 커다란 뽕나무가 있었고 우리들은 오디가 빨개질 때부터 나무에 올라가 따먹곤 했었다.
그 나무와 함께 흐드러졌던 꽃이 그땐 어려서 무슨 꽃인지 알지도 못하고 알려고도 하지 않았었던, 그런데 언젠가부터 가끔 생각이 나곤 했던 꽃이 있었는데,
내 어렸을 때 우리집 뒷담에 예쁘게 흘러내렸던 그 꽃은 나중에 알고보니 능소화였다.
음... 그립다.. 그 어린 시절..
얘기가 중구난방이다.^^
어차피 이 포스팅은 내 블친들에게 나의 근황 알리기~^^
오늘 아침, 랑은 이 산딸기&오디 쥬스를 한컵만 마시고 출근했다.
아침식사를 거의 꼭 하고 나가는 편인데,
내가 이날까지 랑한테서 입맛 없단 소릴 첨 들어봤다.
걸핏하면 입맛 없는 내가, 입맛 없다고 할 때마다 도대체 입맛이 왜 없느냐고 이해가 안 간다고 했던 랑이었는데,
세상에.. 랑이 입맛이 없다네..
이렇게 사람의 몸은 변한다.
자~ 이거 마시고 힘불끈 하세요~~
힘불끈하기는.... 아침대신 쥬스 한 컵만 마시고 나갔으니 점심시간이 기다려졌겠지...
나도 산딸기&오디쥬스 한컵에다, 저렇게 한접시 담아 젓가락으로 집어먹은 걸로 아침 식사 끝~
그러고는 배가 고파 12시도 되기 전, 열무김치에 고추장 넣고 밥 한 그릇 비벼묵었다.
화단에 꽃들이 환하게 피어나~
느들 한달 만에 경주에 온 나를 반겨주는겅미?
민들레꽃이 창문 바로 아래에서 노오랗게 웃으며 나와 눈을 맞춘다.
이건 어렸을 때 잎을 뜯어 씹으면 시었던 그 풀 같은데 노란 꽃이 에쁘네..
다음달에 꽃피울 준비를 하고 있는, 내가 좋아하는 채송화~
화단에 제일 많이 피어있던데, 무슨 꽃인지~
이건 화초 양귀비~
참 예쁜 체리핑크, 너의 이름은?
음.. 오늘 저녁은 무얼 먹으며 응원할까...
맛있고 기운나는 거 먹으며 힘차게 응원해야지!!
너무 강팀과 싸우는 우리나라 선수들,
멋지게 싸워주길 바라며,
목이 터져라, 손바닥이 아프도록 응원하겠습니다!!★
오~ 필승 코리아~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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