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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내 마음의 풍경

저질로 다녀온 2박 3일 고향나들이

by 해피로즈♧ 2010. 6. 8.

 

지난 토요일 고향에서 초등학교 동창회가 있어서 오랜만에 다녀왔다.

동창회를 시작한 이후 아마 반은 참석하고 반은 빠졌을 것이다.

자주 빠지게 되었었으므로 작년에도 갈려고 했다가 막둥이 땜에 못가게 되었었기 때문에 이번에 가는 것도 오랜만이다.

 

서울에서 출발하는 차를 같이 타고 가기로 하고 (옛 교회친구들), 인심도 좋은 우리 친구가 집 앞에까지 차를 대주어서 참 고맙고 편하게 갈 참이었는데,

참으로 짜증스럽고 승질나게도 나는 차멀미를 심하게 하여, 차를 태워주는 친구와, 같이 가는 친구들에게 민폐를 끼치며 내려갔다.

얼마나 괴로운지 중간에 차를 세워달라 하여 그냥 다시 집으로 돌아오고 싶었다.

 

세 번의 구토 후에 조금 가라앉았는지 뭔지 그런 상태로 행담도 휴게소에서 잠시 차를 세웠다.

 

 

 

 

 

 

 

가수 수와진이 심장병어린이 불우이웃돕기 공연을 하고 있었다.

CD,테잎을 팔고 있어서 모금에 참여하는 마음으로 관심을 보이자 같이 가는 친구가 "사줄까?" 하며 선선히 사준다.

참 정겨운 친구들이다.^^

 

 

 

 

휴게소에서 잔치국수를 사먹는 일도 여행 중 즐거운 일이건만, 그렇건만만만.. 난 세 사람 국수먹는 거나 구경해야하는 신세.. 쯥~

잘난 胃 덕분에 나는 조그만 공기에 국물 조금 따라서 먹는다. 그것도 반 모금씩 찔끔찔끔 먹는다. 나의 胃 눈치를 보며... (아주 징하다 정말루...)

 

그래도 다행히 조금씩 살아나서 대천 해수욕장에 도착했다.

 

 

 

 

 

회의실에서 회의를 마치고 밖으로 나가 콘도의 뜰이라고 해야 하나.. 그런 곳에서 저녁은 가든 파티로~

아침 먹었던 건 세번에 걸쳐 남김없이 다 쏟아내며 왔으니 배가 고파 죽을 지경이었지만 마음 놓고 먹을 처지도 못된다.

한 동창이 아주 싱싱하고 맛있는 회와 해산물을 제공하여 먹을 게 풍성하였건만 내겐 거의 그림의 떡인 셈이었다.

 

블로거님들 중에 대천 어항에 가시게 되면 우리 동창을 찾아주세요~저의 동창빽으루다 아주 싱싱하고 맛있는 회를 절대 비싸지 않은 가격에 맛보실 수 있답니다.^^

 

동창회에 가는 게, 이제 처음의 설렘같은 건 사라지고 없고,

내가 동창회에 참석하는 건, 앞에서 일하는 사람의 수고를 생각해서 머릿수 보태주러 가는 편이었다.

거기 누가 보고싶거나 하는 건 이제 하나도 없다. 그냥 머릿수 보태러 가면 거기서 만나는 친구들이 반갑고 정겨운 건 있다.

 

 

 

 

 

 

 

 

저녁식사후 노래방을 거쳐,

전회장이 3차를 쏘는 조개구이집까지 거친 뒤 늦은 시간에 대천에 사는 친구가 몇 친구를 또 각자의 집까지 친절하게 배달을 해주어서 언니네 집으로 들어갔다. 

 

고향 바닷가에서의 동창모임.

저녁 바닷가에 둘러앉아 즐거운 담소 시간도 갖고,

즐거운 웃음들을 쏟으며 함께 바닷가를 걷기도 하는 그런 분위기를 꿈꾸기도 하지만,

그야말로 그건 그냥 꿈을 꾸는 것에 그치고 바다는 쳐다도 못보고 왔다.

아쉽다.  

 

언니네 집에 들어가서는 자매가 또 만났으니 온집안 걱정에 나라 걱정까지 늘어져서 잠도 못자고 수다를 떨다가

언제 잠들었는지 모르게 z z z z ~~

 

 

 

 

이튿날인 일요일엔 해변도로에 나가 형부가 쏘신 복탕을 먹고~

 

 

월요일엔 언니네 텃밭엘 들러서, 농익은 채 아직 매달려 있는 앵두를 먹을만한 걸로 골라 조금 따먹기도 했다.

앵두나무에서 앵두 따먹어본 게 얼마만인지..

 

 

 

 

 

울언냐의 주말농장 텃밭이다.

 

 

 

감나무에 감꽃이 달린 것도 참 오랜만에 보았다.

 

 

계속 비실거리고 있었기 땜에 언니는 병원에 가서 영양제라도 좀 맞고 그러게 하루 더 있다 가라고 하고, 나도 그러고 싶은 맘도 있었지만,

집을 비우는 일이 편치 않고, 또.. 언니도 튼튼치 못한데, 계속 비실거리는 모습으로 옆에서 더 신경쓰이게 하는 게 싫어서 그냥 어젯밤에 올라왔다. 

"보약 달여서 진국은 다 저 멕이고, 퍼담아주고, 즈형부랑 나는 재탕한 거 먹었구마는 맨날 비실거리냐"는 언니는

그 보약 뿐 아니고 저번에 서울에 다녀갈 때도 인삼을 진하게 달여서 가져오고 열무김치를 또 한번 담아서 작은 통에 담아 몇가지 채소 손질한 것들과 함께 들고 와 주고 갔었는데,

이번에 내려가서도 인삼 달인 물을 내내 멕여주었건만 그 약발은 어디로 가시는 건지 계속 비실배실하니 언니한테 미안하기도 하고 난 나대로 이런 저질스런 내 건강에 정말 짜증이 났다.  

요즈음에 유난히 내 몸이 가는 것 같다.

건강관리에 신경을 써야겠다.

나는 이 나이 먹도록 몸매 관리는 한번도 해본 적이 없다.

예쁜 몸매를 갖기 위해 노력을 기울여 본 적 한 번 없이 그저 생긴대로 살자였다.

그러나 나이를 먹으면서 조금씩 건강에 신경을 쓰기 시작은 했었는데, 요즘 부쩍 나빠지는 것 같다

내 몸이 부실하면 가족에게 형제들에게 민폐를 끼친다.

폐 끼치는 걸 무지 싫어하는 성격이니 건강관리에 신경을 써서 폐 끼치지 않도록 해야하지 않겠나..

 

즐거웠을 2박 3일 고향 나들이가 내 저질 건강으로 하여, 시종일관 시들시들하였다.

 

오늘 날씨가 덥다. 

서울은 31도란다.

고냥이 두 녀석들이 더 축축 늘어지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