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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내 마음의 풍경

고사리도 따고 꽃도 보고~

by 해피로즈♧ 2010. 5. 10.

 

 

 

 

 

경주는 연일 밝은 날씨가 이어져오다가, 어젯밤(새벽) 사이 비가 조금 내려, 아침에 창문을 여니 깨끗이 씻긴 공기가 상쾌하였습니다.

 출근시간 이후에 다시 한차례 잠깐 뿌리고 금세 그쳤지만, 그동안 계속 날씨가 좋았던 만큼 대기가 메말라 있어 먼지도 많았는데,

예쁜 잎들이 오랜만에 세수를 하여 그 연녹빛이 더욱 아름답습니다.

저 녹색 잎새들 사이를 지나 활짝 열린 창문으로 살랑살랑 넘나드는 깨끗한 바람결에 아름다운 연녹빛이 묻어있는 듯 마냥 신선합니다.

 

 

 

 

 

 

주말까지도 바쁜 일에다, 지인들의 결혼식장 몇 곳 순례까지 하느라 계속 밖에 나갔었던 랑이 일요일인 어제는 내게 봄바람 쐬준다고 나가자고 하여,

일주일 내내 일과 酒님 사랑에 얼마나 피곤이 쌓였으랴 싶어서 낮잠 한숨 더 주무시고 오후 두시쯤 나가자고 하였더니, 낮잠이 길어져서 네 시쯤에야 집을 나섰습니다.

어디 멀리 꽃놀이 가기는 시간도 늦고, 그냥 가까운 산에 고사리 꺾으러 가기로 했어요. 

 

집에서 차로 한 10분 정도 달려 남사저수지라는 곳에 도착했는데, 저 산을 오른 게 아니고.

이 저수지가 내려다보이는 곳에 차를 세우고서 저 산이 마주보고 있는 산에 올랐습니다.

 

 

 

 

 

 

나는 산나물도 거의 모르고, 고사리도 내 손으로 직접 꺾어본 게 5~6년 전이 첨였었는데,

 그 이전까진 고사리에 대해서도 아주 무씩하여, 고사리가 넝쿨로 뻗어있는 줄 알았었어요.

알도 못하면서 "고사리"라는 이름에서 내가 받는 이미지나 분위기가 음지식물로 느껴졌었구요.

학교 다닐 때 배운 음지식물 양지식물 그런 거 멀리 떠나서 건성으로.. 

 

 

그러다가 몇 년 전 처음으로 랑을 따라 고사리를 꺾으러 갔었는데, 그때서야 고사리를 직접 본 것이지요.

그 전엔 말린 고사리 동그랗게 뭉쳐놓은 것, 제사상에 놓인 고사리나물을 본 게 다였구요..

근데 차례를 지내고 나면 고사리나물은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전에 친정엄니는 조갯살을 넣고 고사리를 볶곤 하셨었는데, 그게 참 맛이 있더라구요..

 

난 등산을 많이 하지도 않지만. 어쩌다 하는 등산도 그야말로 그냥 산을 타고 내려올 뿐인데,

랑은 소득이 있는 등산을 좋아하는 스탈입니다.^^

고사리를 꺾어온다든가 하는... 

첨엔 그런 것에 전혀 관심이 없었는데, 이제는 나도 소득이 있는 등산이 괜찮아지더군요.^^

 

 

 

 

 

 

내가 이름을 모르는 야생화들이 내 발걸음을 자꾸 붙잡아서 혼자 멀리 뒤떨어지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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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가운 그대~~

 

고사리는 갑작스런 열을 내리고, 이뇨작용 약성을 지니고 있는데, 맛이 좋다고 많이 먹으면 좋지 않다고 합니다.

양기가 줄어들고 눈이 어두워진다고..

 

 

 

 

둥글레~

 

둥글레는 초여름인 6~7월에 녹색을 띤 하얀 꽃이 피고, 뿌리는 차나 약재로 이용되는데,

뿌리에는 비타민 A와 전분이 풍부하여 옛날에 흉년이 들면 구황식물로 이용되어 민초의 목숨을 부지시켜준 야생식물이라고 하는군요.

노화방지, 피로회복, 스트레스해소, 고혈압, 당뇨, 위궤양, 내장기관의 기능 촉진 등에 효과가 있고,  

기미주근깨가 얼굴에 있을 때 둥글레의 뿌리와 줄기를 찧어 그 즙을 바르면 호전이 되고 피부가 하얘진다고 합니다.

 



 


 

차로 이동한 시간 왕복 20분 빼고 산엔 한 2 시간 반 정도 올라갔다 왔는데, 제법 흡족한 수확입니다.

집에 들어오니 배가 고파서 그런지 기운이 없고 조금 피곤해지네요..

이 놈에 저질 체력..

 

랑이 주방에 들어서서 고사리와 산나물(두릅, 취나물)들을 차례로 다 씻어 데쳐내는 동안

저녁식사로는 회를 떠왔기 때문에 나는 회 먹을 준비를 합니다.

 

 

 

 

 

상추대신 김장김치 잎부분을 잘라 몇 번 행구어서 싸먹을려고 준비 했는데,

냉동실에 2년 동안 묵혔다가 얼마전에 냉장실로 내려놓은 김장김치가 꺼내져서 그걸 행궈 놓았더니,

음~ 정말 쥑이주는 맛입니다.

김치 잎에 양념 쌈장, 마늘, 청양고추, 미나리, 양파등을 얹고 참가자미 회를 얹어 싸먹으면 상추에 싸먹는 것보다 훨씬 맛있지요.

물론 제 입맛입니다.

회를 떠다가 집에서 먹을 때면 상추대신 김치를 행구어서 그걸로 쌈싸먹곤 하는데, 2년 묵힌 김장김치라서 그런지 더 맛이 있었습니다.

둘이 만든 쌈장도 맛있게 되었고...

 

고사리며 산나물들 언제 다 씻어 데치고, 어느 세월에 회 먹을 준비를 해서 먹나...

그랬었는데, 산에서 수확해온 것들은 랑이 해결해주어서 저녁시간이 가뿐하였습니다.

네? 다들 그렇게 하신다구요?

아, 예~~~ ^ㅋ^

 

 

데친 고사리로 오늘 아침 꽁치찌개를 했어요.

꽁치보다 고사리가 더 맛있더군요.

지금 고사리가 한참 맛있는 때인가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