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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Love Cats

처음으로 나란히 함께 밥먹으러 온 아기길냥이 삼남매

by 해피로즈♧ 2010. 4. 23.

 

그저께 밤엔 비가 내려서 우산을 받쳐들고 길냥이들 밥주러 가면서, 나 혼자 잠깐 웃음이 났다.

우리 아망이가 우리집에 들어오기 한참 전에,

길을 가다가 동물병원 앞을 지나게 되어, 커다란 유리문 안에 잔뜩 늘어선 사람들이 모두 동물을 안고 있는 모습을 쳐다보며,

아니 저짓들을 도대체 왜 할까..

도무지 이해가 안갔던 내가 지금은 집에 고냥이 두 마리 데리고 맨날 이뻐 죽는다고 어화둥둥 내사랑~이고  

그것도 모자라 밤마다 길냥이 밥가방까지 들고 다니기에 이르렀다.

 

길냥이 밥주는 곳이 집에서 좀 많이 떨어져 있어서 불편한 게 사실이다.

바로 집밖이면 얼마나 편하랴..

그러니 밥주는 시간이 일정하게 지켜지질 않고 내 맘대로다.^^  

내가 잠자리드는 시간이 대체로 새벽 1시 근방인데, 어떤 때는 피곤이 쌓여, 아망이나 달콤 중 한 녀석을 끌어안고 티비 앞에 누워있다가 잠들어버릴 때가 있어서,

소스라치게 놀라 시계를 보고 너무 늦어버린 시간에 허둥지둥 밥가방 들고 뛰쳐나가기도 한다.

모임이 있어 나갈 때는 나가는 길이 바쁘니 아예 들어올 때 늦게 줄 생각으로 가방에 사료를 넣어 나가고..

 

 

 

이건 일주일 전, 4월 15일날 밤 사진이다.

그동안 이 노랑이를 젤 많이 만났었는데, 그렇다고 그러는지, 아님 원래 좀 붙임성 있고 씩씩한 성격이어서 그런지,

이 노랑이가  내게 제일 가까이 온다.

이날은 내가 밥가방을 내려놓고 컨테 밑에 다른 녀석도 있는 듯 해서 누가 있나 보느라고 플래쉬를 터트리며 사진을 찍고 있으려니

내게 아주 가까이 와서는 내 사진기를 톡톡 건드리기까지 하는 것이었다.

어쭈구리~ 이 녀석~~

 

 

 

 

아호혹~ 귀여워~~

이 세 녀석들을 이렇게 한자리서 만나는 건 처음이었다.

 

 

 

세 녀석이 몸집이 모두 똑같다.

내가 사진 찍고 있는 자리에서 멀고 가까운 거리에 따라 몸집이 달라보여 그렇지..  

 

 

 

얼마전에 내가 "카오스냥이가 노랑냥이 엄마일까?"라는 포스팅을 한 적이 있는데,

그 카오스가 이 세 아기냥들의 엄마인 게 확실해보인다.

그 카오스냥이, 새끼를 골고루도 낳았네... 노랑이, 까망이, 카오스... 

 

 

 

셋이 밥을 먹고 있다가 컨테이너옆으로 남학생 여럿이 왁자지껄 떠들며 지나가자 얼른 뒤로 피해 물러난 카오스,

노랑이는 피한 게 아니고, 내다보고 있다. 씩씩한 짜슥이다.ㅎㅎ

 

 

 

컨테이너 밖을 내다보고 나서 다시 밥을 먹고 있는데, 뒤로 피했던 카오스냥이는 까망이 뒤로 더 숨어서 잠시 안보인다.

 

 

                

 

노랑이 :  야! 넌 빨랑 안먹고 거기서 뭐해~~                                                                       카오스 : 무처워잉~~

 

 

 

 

노랑이는 식사가 끝나신 듯~

 

 

 

 

 

옳지, 옳지!! 아구~ 이뽀라~ 물도 먹네~~

근데 물그릇이.. 샌다.

그거야 다음날 금세 바꿀 수 있지...

 

 

 

까망이 물먹어 이쁘다캤더니 노랑이도 얼릉 가서 물 먹고~ ㅋㅋ

 

 

 

혼자 밥먹으러 왔을 때는 밥 먹자마자 얼른 가버리는데,

저번에 즈엄마랑 같이 왔을 때, 밥 다 먹고도 즈엄마가 컨테 밑에 있으니까 한참을 그리 놀더니,

즈 형제들이랑 와서 그러는지 그날도 금세 가버리지 않고 컨테 주변에서 조금 놀고 있었다.

즈엄마랑 왔을 때보다 아주 조금이긴 했지만.. 

 

 

 

 

노랑이가 컨테이너 밖에서 놀고 있는 동안 둘이는 아직 식사 중~

 

 

                 

 

 까망이, 혼자 남아서도 밥도 먹고 물도 먹고~~  그런데, 불빛에 찍힌 사진을 보니 블랙도 아닌 듯?

음식쓰레기봉투에 입대고 있는 모습으로 나로 하여금 즈네들 밥주러 다니게 만들었던, 그 까만냥이가 아닌가?

그 처음 만났던 날 사진을 들여다보니  그날의 그 까만냥이는 흰양말을 신은 게 보이는데...

어미카오스냥이는 몇마리를 낳은거여...

 

어쨌거나.. 잘못되는 일 없이 잘들 자라라~

해코지 하는 못된 인간 만나는 그런 재수없는 일 만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길고양이가 살아가기에 너무도 척박한 이 한국 땅에 태어난 것도 느들의 어쩔 수 없는 운명인 걸 어쩌겠느뇨~

 

그러나 이 세상을 살아가는 일은 인간들도 힘들단다.

인간들도 인간에게 해코지 당하기도 하고, 추위에 떨기도 하고, 로드킬 당하는 느이 종족들처럼 인간들도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는 일이 많이 있단다.

부디 씩씩하게 잘 헤치고 살아나가거라, 이 안쓰런 길냥이들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