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봄날씨는 너무 이상해서 오늘 모처럼 햇빛이 났지만 창문을 열어놓으니 추운데,
며칠 전 포근하니 정말 봄날씨였던 날 저녁,
다른 날보다 한시간 쯤 일찍 밥가방 들고 나가 그 장소에 도착하면서,
지금까지와는 너무 분위기가 다른 영화같은 풍경을 보게 되었다.
가로등이 환하게 켜진 계단에 한 외국인이 앉아 있고, 아기길냥이 삼남매가 그 주위에 노닐고 있는 풍경이 얼마나 평화로운 분위기를 주는지,
음울 칙칙하던 내 마음이 활짝 펴지면서 포근하고 평화로워지는 느낌이었다.
그날의 그 좋은 느낌은 지금까지도 살아있어서 화사하게 떠오른다.
밤에 불빛 속에서 디카로 찍힌 사진이라 실제와는 다르게 전혀 화사해 보이지 않지만,
그날 그곳은 참 예쁘고 평화로웠다.
그날은 저 삼남매에게 거의 정신이 팔려 있어서 못 보았는데,
사진을 찍어와 작업하면서 보니, 아기냥이들이 거기서 그러고 노닐고 있었던 게, 저 남자가 준 간식 때문이었다는 걸 알았다.
그날은 저걸 못봤다. 내 시선이 줄곧 저 아기냥이들만 따라다녔기에..
그러니까 이 계단은 내가 저 녀석들 밥주러 매일 올라가는 계단이다.
이 계단을 올라가면 그 컨테이너박스가 있는 것이다.
저런 모습은 첨 보는 풍경이었고, 너무 보기 좋은 게, 어느 외국 영화에 나오는 풍경같았다.
이 외국인은 나중에 보니 이 계단 옆의 원룸에 사는 듯,
내가 잠시 후에 컨테이너로 가서 밥을 주고 있을 때, 원룸 건물의 담 안에서 고개를 내밀고 내가 밥주는 걸 웃음 띤 얼굴로 내다보며 통화를 하고 있었다.
아기길냥이들은 이렇게 늘 계단 옆 통로로 오르내리며 밥먹으러 다닌다.
내가 컨테 앞에 있을 땐 이 통로로는 날 경계하느라 잘 못 다니고, 나와 뚝 떨어진 거리의 왼쪽편 통로로 날아다닌다.
저 노랑이녀석 좀 보게... 저렇게 이 남자에게 별 경계심없이 가까이 앉아있다.
내가 영어를 할줄 알가니.... 그리고 여긴 내가 살고 있는 내 나라땅 아녀~?
자랑스런 우리 한국말로 "사진 찍어도 되냐"고 물었다. 상냥하게 웃으며~
그랬더니 고개를 끄덕끄덕하며 시종일관 웃음 띤 얼굴을 보여준다.
길냥이들한테 간식 캔 사다 따주는 것 하나만으로도 느무느무 이쁘다.
아기길냥이들을 바라보는 눈길도 참 다정하기만 하다.
사진은 칙칙하게 나왔지만, 정말 아름다운 풍경이었다.
이때 너댓명의 남학생들이 왁자지껄 떠들며 가까이 왔는데,
아기냥이들이 계단에서 평화롭게 놀고 있는 모습을 보며, 탄성을 질렀다.
그러니까 이 남자가 그 남학생들을 쳐다보며 여전히 웃음짓는 모습이다.
그날 이 풍경이, 이상하게 잘 어울렸다.
아기길냥이들과 외국인 젊은 남자가 함께 있는 풍경...
물론 고양이 사랑하는 우리나라 젊은이들도 무지 많다.
우리나라 젊은이가 여기 앉아서 이런 아름다운 퐁경을 보여주어도 잘 어울릴 것이다.
아직 남학생들은 계속 안가고 구경하고 있고,
나도 오른쪽편으로 옮겨 서서 아기냥이들을 계속 바라보며 사진도 찍고 그러는데,
밥주러 갔을 때 몇 번 본 저 흰검냥이가 천천히 계단을 오르며 우리 구경꾼들을 쳐다보았다. "몬일여~~? 몬일 있대요?"
노랑이녀석, 외국남자 옆으로 바짝 와서 아까 먹다남은 걸 먹는 듯~
그러니까 그날 나중엔 고양이 네 마리가 계단에 모처럼 한가롭게,평화롭게 있던 풍경~ (노랑이는 저 위 사진처럼 외국남자 옆에서 간식 남은 걸 먹고 있고~)
녀석들이 이제는 컨테이너로 다들 올라가기에 나도 밥주러 올라갔다.
눈에 불을 환하게 달고 있는 녀석, "아줌마~ 우리 밥주러 온 아줌마 맞죠?"
그랴~~ 아직도 얼굴을 확실히 모르느냐?
그날은 네 마리가 같이 있어서 사료를 옆으로 늘여서 부어주었다.
그러나 그렇게 해줘도 기다리는 녀석은 매번 기다리고 있다. 아기카오스가 자주 기다린다. 그 녀석이 막내인가...
까망이녀석도 기다리고 있네.. 아무래도 노랑이가 젤 맏이인가 싶다..
노랑이녀석은 한번도 기다리고 앉아있는 걸 못봤다.
늘 다른 애들보다 먼저 먹었다.
우리집에 아망이와 달콤이는 거의 서열이 없는데, (달콤이가 서열을 사그리 무시해뿌고 산다.)
밖의 애들은 잘 지키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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