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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내 마음의 풍경

가을 떠나고, 스산한 바람 스치니..

by 해피로즈♧ 2009. 11. 21.

 

아직 나무에 달려있는 잎들이 많은데, 그 잎새들 마저 떨궈내는 찬 겨울비 내려서,
그 차가운 빗물에 고스란히 몸을 내준채 파들파들 바람에 떨어대는 나뭇잎새들 모습에
바라보는 내 가슴이 후들후들 추웠다.

 

 

 

 

 

 

 

 

가을 끝자락을 아주 멋스럽게 물결지우던 억새꽃들이 고즈넉한 아름다움으로 허전한 가슴 한켠을 채워주는 듯 하였는데,

이제 은빛 그 아름다움을 벗고 차가운 바람에 몸을 흔드는 모습이 스산하기 그지없다. 
깨끗한 산속의 선명한 녹색 잎새들이 빠알간 단풍잎이랑 황금빛 은행잎들과 함께 서서 그리 화려한 가을 그림을 그리더니
어젯밤 차가운 비에 목숨들 우수수 많이들 떨궜겠다...

                                               

                                                    

 

 


 

벌써 많은 잎새들이 그 고운 목숨 떨구고 곱게 누운 모습마저도 아름다운 가을 풍경을 만드는 데 한 몫을 하고 있었다.
끝까지... 죽어서 까지도 그 잎새들...

 

떠나는 가을 끝자락을 안타깝게 밟고 선 해 저무는 저녁 숲,
어둠이 두려움과 막막함으로 내려앉을 무렵쯤
문득 허무같은 게,
아니면 서글픔같은 것이 저녁 숲의 어둠처럼
스산한 가슴에 내려 덮였다.

 

이제 또 한 가을이 우리들 곁을 떠났다.
이런저런 기억들을 남기고
이번 가을도 영원 속에 묻히고 있다.
떨어져 쌓인 마른 잎처럼 바스락거리는 내 가슴이 문득 문득 초조해지곤 한다.

 

추운 계절이 왔다.
그러나 내가 두려워 했던 가을도 잘 버텨냈다.

아니, 사실 버텨낸 건 아니다.

조금이라도 남아 있었을 생기마저 탈수시키며 시들시들 아까운 가을을 소비해버렸다.

추운 겨울,

칙칙한 계절의 무채색감을 끌어안고 또 맥없이 바닥으로 떨어져내리지 말고

겨울은 뭐든 가지런히 채워야할 일이다.

 

 

 

 

                                                    

다 저문 늦가을 산에서 물들여 온
아름다운 단풍, 그 고운 빛이
아직 마음 한쪽에서 찰랑거리고 있다.

그 고운 빛으로 생기를 찾아서,

이 소중한 날들에 의미를 만들어 보자..

내 안 어딘가에 눈송이만큼이라도 숨어있을 설렘을 수면 위에 띄워올려 보자꾸나..

 

시든 가슴 어느 구석에 남아 있을 5%의 설렘을 끄집어 내어

햇빛 밝은 쪽 창문을 열고 그 곳에 시선을 얹어본다.

겨울빛 칙칙함 속으로 끌려들어가지 말고,

화사한 빛 속에 서 있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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