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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내 마음의 풍경

음악을 들으며 - Besame Mucho

by 해피로즈♧ 2009. 9. 27.


                                                            









 

                                                    

 

 날이 흐리고 맨팔에 닿는 공기가 서늘하다. 

오늘 낼 비소식이 있던데 비가 내리고 나면 가을이 깊어지겠지..

 

전에 초등동창들 홈피에 올렸던 글들을 가끔 하나씩 내 개인 공간으로 옮기려고 한다. 

D사이트에 홈피를 개설하여 소통해왔었는데, 작년엔가 9년 세월이 쌓인 우리 홈피가 D사 측의 어떤 문제로 하여 통째로 날아가버렸었다.   

나중에 이러저러한 과정을 거쳐 다시 찾아오긴 했지만, 불안전한 상태였고,

또, 올해부터였나.. 유료 사이트로 바뀌어버렸다.

유료로 바뀌었어도 옛날처럼 잘 되는 홈피같으면야 그깢 사용료 무는 것쯤 뭐 어려우랴..

그러나 10년 세월에 홈피는 거의 죽어버렸고, 유료든 무료든 간에 계속 안전하게 유지가 될지 믿음이 가지 않는 상태다. 

거기 올려진 수많은 글들은 내가 일기를 따로 쓰지 않았으니 어찌보면 내 10년 세월의 작은 흔적이라고 할 수도 있다. 

 

오늘 오랜만에 거길 들어가 내가 올렸던 음악 한 곡 꺼내 왔다.

난 대체로 가사붙여서 가수가 부른 노래를 듣는 걸 좋아하지만,

이 음악은 가수가 부른 것보다 연주곡으로 듣는 게 좋다.                                                   

Besame Mucho

kiss me much ^^*^^

내게는 이 음악에 대한 기억이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중딩때,
어느 한때, 점심 시간 끝날 무렵 쯤 (끝나기 한 10분 전쯤)
전교생이 운동장으로 우르르 나가 반별로?(학년별로?) 모여서 (둥그렇게 큰 원으로)
포크댄스를 했던 적이 있었다.

지금은 중,고가 분리 되어있지만,

그때는 중.고 병설일 때라서 중.고 전체 다 나가서 첨엔 고딩 언냐들이 중딩 후배들 속에 함께 섞여 서서 가르쳐줬었다.

희미해진 내 기억으론 일주일에 한번씩 하다가 그러나 몇 주(?) 하다 말았던 것 같은데, 날씨가 추워져서 그랬나 싶다. 
그때 포크댄스를 이 음악에 맞추어 했었다.

난 그때 그 포크댄스 시간이 참 좋았었는데
그 이유는 이 음악도 너무 좋았고, 이 음악에 맞추어 포크댄스를 하는 게 즐거웠으며
그리고 또,
내가 사랑하는 친구랑 그 즐거움을 함께 나누는 좋은 시간이었기 때문이다.

걔랑 파트너가 되었다가 체인징 되곤 하는 아쉬움 속에서 흥겹게 추던 그때의 포크댄스가 지금도 애틋하게 생각난다.
그 친구는 지금은 일찍이도 세상을 떠나버렸는데
난, 중.고딩 시절 그 친구를 많이 사랑했었다.

그 친구가 주제가 되는 詩와 산문을 몇 편인가 쓸 정도로 사랑했었고,

옛날 [학원]이라는 월간 학생잡지에도 그 친구를 향하여 쓴 시를 몇 번 싣기도 했다.

 

이 음악으로 오랜만에 그 친구를 추억한다.

그 친구를 사랑하던 날의 내 어린 시절을 애틋하게 향수한다.  


 

                                


이 음악에 얽힌 또 하나의 기억은,
우리집에 음악을 매우 좋아했던 우리 큰오라버니에 의해 이 음악이 들어있는 레코드판도 있었는데
역시 중1인지 2인지 일 때,(무지 얼라 때다..) 무슨 일로였는지 지금은 기억이 가물하지만 우리 집에 자주 드나들던 우리 작은오빠 후배가 있었다.
오빠의 1년 후배였는지 2년 후배였는지 그것도 가물하다. 한동네 사는 후배가 아니었다. 

어찌됐든 자주 드나들어도 나하고는 서로 말 한마디도 하지 않았었다.
난 그 시절, 지금 생각하면  참  답답할 정도로 얌전의 극치를 달리던 말없는 여중생이었다.

뭘 글케 얌전했었나 모르겠다.. 참 재미없는 애였다..ㅉ

재미없는 건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그 남학생은 오빠 심부름으로 자주 오갔던 것 같은데, 소위 오빠의 똘마니였나... ^&^

하루는 이 음악을 쿵쿵 울리게 크게 틀어놓고 운동화를 빨고 있는데
그 오빠 후배가 내게로 오더니,
저 베사 메 무쵸가 무슨 뜻인지 알어? 하고 묻는 것이었다.
나는 그 시절, 음악의 내용같은 걸 다 알고 들었던 게 아니기 때문에 아무 대답도 안하고 그냥 그를 올려다 보았더니
누가 웃쟀나, 괜히 지혼자 씩 웃고 나서
"뜨겁게 키스해주오!!" 그러고는 얼른 작은오빠 있는 방으로 들어가버리는 것이었다.

뭐? 뜨겁게 키스해주?  저게 미쳤나... @#$%^&*

그때는 어린 마음에 키스란 말이 무슨 불결한 말이라도 되는 양 기분이 상했었다. 참내...

나중에 작은오빠더러 베사메무쵸가 뜨겁게 키스해 달라는 뜻 맞어? 하고 물으니
음악에 큰오빠만큼 관심이 많지는 않았던 우리 작은오빠는,
"??...  물~러~~"

 

                                               



여러 악기가 내는 소리들이 근사하게 어우러져
참으로 멋진 음악이 만들어지고..
내가 들은 그 음악 속에 애틋하게 입력되어 있는
아아, 너무도 그리운 그 시절의 추억...


우리 큰오빠 덕분에 어린 나이에 비틀즈도 마~이 들었다.
난 그 당시, "예스터데이" 보다는 쿵~쿵~쿵~쿵 시작되는 let it be가 웬지 어린 내 가슴을 흔들었었다.
어쩌면 어린 영혼을 흔들었는지도 모른다.
음악이 내게 미친 영향이 적다 할 수 없다.
내 감성이 이렇게 촉촉하게 만들어진 것에 일조를 단단히 했으리라 생각한다.

오늘 가을날의 휴일,

집안에 갇혀 Besame Mucho를 집안에 배경음악으로 깔아본다.


Besame Mucho

베사메, 베사메무초
당신과 키스할 때마다 음악이 들립니다
베사메, 베사메무초

나를 안아 주세요
영원히 당신은 나의 것이라 말해줘요

내 팔에 당신을 안고 있는 이 기쁨을
전에는 느껴본 적이 없어요
당신을 이렇게 내 품에 안고
사랑한다고 속삭이고 있는 것을
그 누가 상상이나 할까요
사랑한다고 속삭이고 있는 것을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님이여
만일 당신이 내 곁을 떠난다면,
나의 꿈은 모두 사라지고
내 인생도 끝나고 말 거예요
베사메, 베사메무초.
내 꿈이 이루어져
영원히 당신을 사랑하게 해 주세요.

 

 

Besame Mucho - Ray Connif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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