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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내 마음의 풍경

수선화와 3월 이야기

by 해피로즈♧ 2009. 4. 2.

 

 

 2009년 3월이 금세 날아가 버리고 또 4월이 되었군요..

이제 세상이 반짝반짝 눈부시게 화사해지겠지요.

참 예쁜 달입니다.  

 

4월이 눈부시게 화사하고 예쁜 달이어서 당연히 좋지만, 지나가버린 3월을 난 더 좋아합니다.

무채색으로 죽어 엎드려 있던 이 땅의 많은 것들이 다시 살아나는 그 찬란함, 생기로움이 너무 좋아요. 

추운 겨울을 지내고서 아직 춥고 단단한 땅 위로 뾰족뾰족 여린 싹이 생명을 내미는 모습은 참으로 위대하고도 눈물겹도록 아름답지요. 

3월에 노오란 수선화가 너무도 예쁘게 피어나므로 그리하여 또한 나는 3월을 좋아합니다.

꽃의 생김새와 노란 빛깔이 기품스런 수선화.. 옆에 가까이 두고 바라보면,아! 마음이 너무 행복해지는 꽃..

 

참으로 예쁜 수선화 옆에서, 꽃이 어쩌면 이리도 예쁘게 생겼을까.. 감탄하고 감탄하며 그 노오란 아름다움에 빠져 쳐다보고 또 쳐다보면서,  그 바로 옆에서 복분자 술을 마셨던 그 어느날이 생각나네..

그날 술에 취하기 전 수선화의 아름다움에 더 취해서 마음이 행복하게 동동~ 알딸따르~ 했었던 기억이.. 수선화를 보면 떠오릅니다. 

수선화도 여러 종류가 있는데, 내가 옆에 두고 바라보며 감탄하면서 빠져 들었던 수선화는 기품스런 아름다움을 가진 참으로 예쁜 수선화였습니다

 

3월은 또..주꾸미가 알 실을 때여서 또한 좋지요..

주꾸미 알 실을 때가 왜 좋으냐 하면..내가 태어난 때이므로..^^

(내 친구가 그리 말을 하더군요. 내 생일은 주꾸미 알 실을 때라고.. ㅎㅎ)

 

음.. 그 3월이 올해도 벌써 후딱 가버렸네요.

 

 

3월에 우리집 늦둥이 막둥이는 고등학생이 되어 통학 거리가 먼 곳으로 학교를 다니느라 고생을 하고 나도 또한 새벽 일찍 일어나서 밥 해멕이느라...  에구구~~

 

동작구에서 무슨 관악구로 배정이 돼서는..그것 땜에 올마나 열을 받았는지..

거기가 보라매동이라카데.. 학교 이름도 참..  당곡고가 뭐여, 당곡고가.. 여러 가지가지로 맘에 안들지 뭡니까..

그래도 다녀야지 어쩌겄어.. 전학할 수도 없고.. 사실은 여러가지로 너무 너무 너무 너무~~~~ 싫어서, 화가 나서 전학도 생각했었어..  심각하게.. 그러나 결론은 걍 그 학교 교복 입고 다니고 있답니다.  

 

어제, 그 막둥이가 그 이름도 찬란한 당곡고등학교에서 돌아오더니,한차례 썰을 풀어놓습니다.

무슨 시간엔가, 선생님이 아이들한테 말씀을 하시었다지요...  "자~ 모두 배를 타고 바다를 건너가야 한다. 니들이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이든 물건이든 함께 태우는데, 그 태울 사람이나 물건 이름을 이 종이에 모두 써서 같이 타고 가는 거다."

 

그래서 쭉~ 써서 같이 탔대요.^^

가다가 바다 한가운데서 풍랑을 만나, 함께 데리고(?) 가던 것을 버려야 하게  되었다는 거지요... 

"엄마! 그래서 난 내가 가지고 가던 피아노를 버렸어요. 그랬는데 또 버려야 한대서 친구를 버렸어... 근데 더 버려야 한대~ 그래서 친구를 몽땅 다 버렸어~ ㅜㅜ  

그랬는데 그 다음 둘을 또 버리라는 거야~ 그래서 "아망아 미안해~ 아빠 미안해염!! 흑흑흑~"

어흑~~ 근데 또 한명 버려야 한대~~ "어떡해~  어떡해~~ 엉엉~~~  언니 미안해~~~~

언니까지 버렸어~~" 

그러자, 선생님이 물으셨대요."엄마는 왜 끝까지 남겨둔 거야?" 

우리 막둥 왈,  "엄마니까요...." 

크크크~~~~ 

옆자리에 있는 친구한테 간 선생님, "넌 아빠가 남았네?" 그러자 그 친구가 "네, 우리 아빠는 나약해서 제가 끝까지 지켜드려야 해요~ 울아빠는 울엄마한테 맨날 혼나세요. 울엄마는 무지 강해서 버려도 헤엄쳐서 따라오실거에요~~"

 

그랬다는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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