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경주 용장마을에서 만난 봄 입니다.
경주 용장 마을은 경주 남산을 올라가는 입구지요.
남산을 오르는 길은 크게 7코스가 있다고 하는데,
제가 경주에서 그동안 남산을 오를 때 제일 많이 가게 되었던 코스가 이 용장마을로 올라가는 코스였습니다.
"제일 많이" 라는 표현을 했지만,
산행을 그닥 좋아하지 않아서 자주 다니지는 않아요.
어제 모처럼 오랜만에 산행을 했는데,
날씨가 온화하고 햇빛이 눈부셔서 완연한 봄 같았어요.
그런데다 산에 오르기 전 이 용장마을에서 만나게 된 이 화사한 봄빛은...
아아...
탄성이 터지게 했지요.
닷새 전 포스팅에,
많은 분들이 경주에 벌써 벚꽃이 핀 줄 아셨는데,
오늘까지는 아직 벚꽃이 피지 않았습니다.
그날 올린 경주 시립도서관 앞의 꽃들은 벚꽃이 아니고,
산유수꽃, 매화꽃들로 알고 있습니다.
이 꽃도 청매화꽃이지요??
(꽃에 대한 지식이 부족해서..^^)
경주의 벚꽃이 필려면,
글쎄요.. 한 일주일?
어제와 같은 날씨라면 일주일까지 가기 전에 봉오리들이 다투어 터질 듯 합니다.
어제 보니 경주 시내 벚나무들은 곧 꽃봉오리들을 터트릴 준비 하느라
모두 붉게 볼을 부풀리고 있더군요.
경주의 벚꽃이 피기 전에 보게 되는 이 꽃들..
어쩌면 벚꽃보다 더 예쁘고 화사한 것 같아요.
춥고 칙칙한 겨울빛에서 빠져나와 처음 만나게 되는 봄처녀의 고운 자태라서
더욱 눈부시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 춥고 어둡고 칙칙한 터널 속에서
어쩜 이렇게 고운빛을 뽑아내는 걸까요.
이 찬란한 빛에 괜스레 마음이 동동 떠오릅니다.
다 죽어버린 듯 했던 아주 올드한 소녀의 감성을
어딘가에서 용케도 찾아^^ 끌어내시는군요.
생기로운 이 봄,
청초한 이 새봄빛에 내 마음 설레이고 설레입니다.
참으로 찬란한 봄빛이시어요.
우리 집 들어오는 입구의 목련꽃은 이미 흐드러졌는데,
여긴 봉오리를 맺고 있네요.
낼이라도 저 오므리고 있는 입술을 조금씩 벌릴 것 같습니다..
몹시 칙칙하던 내 마음에 봄은 또 이렇게 와서..
죽어 엎드려 있던 나를 일으키는군요..
이 환한 봄빛에 화사하게 물들고 싶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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