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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Love Cats

고양이 들어가는 구멍을 막아? 그래도 신나는 세상

by 해피로즈♧ 2012. 8. 29.


태풍 볼라벤, 그 성깔 한번 정말 대단하네요..


 이곳 경주도 비바람 쳐대고 했지만 그래도 다른 데 비해선 조용하게 지나간 편이지요.

 

바람은 계속 불어댔지만 비는 멈춰 있을 때도 많았는데,

 

아직 어두워지지 않은 저녁 무렵,

창밖에서

 


숴잇! 저리가!

가!

가!

 


하는 할머니들의 소리가 들리더군요.

우리집 작은 방 창밖으로 보이는 놀이터에서 나는 소리에요.


이 놀이터에 커다란 나무가 그늘을 만들어 주는 나무벤치가 놓여 있고,

여기엔 아파트의 할머니들이 자주 모여 앉아 계시기도 하고,

청소년들이 모여 앉아 웃고 떠들기도 하고 그럽니다.





후다닥 창가로 가서 그곳을 내다보니 할머니들이 한 10여 분 앉아 계시는 게 보이는데,

그 중에 세 분의 할머니가 돌을 던지고 계시네요.

 


돌을 던지는 곳을 쳐다보니 고양이 한마리가 놀이터의 시이소 쪽에 있어요.

작은 방 창문 방충창이 고정돼 있어서 열리질 않는 데다 그때 안경을 쓰지 않고 있어서

어떤 고양이인지 잘 보이질 않는데,

열심히 쳐다보니 이 아파트냥이 중에 어미를 늘 가까이 따라다니는 그 아들고양이 같아요.







아래 사진의 이 아이요..

 

 

 

왼쪽 아이가 아들고양이고,

오른쪽 앞에 가는 고양이가 어미냥이에요.

 

 

 

 

 

 

 

 

 

 

사진은 어쩜 이렇게 아이들이 커다랗게 나오는지 (당겨 찍었다고 해도..)

 

실제로 보면 이 사진으로 보이는 것보다 몸집 크기가 반 밖에 안돼요.

 

 

 

 

 

 

 

 

 

이 아이

 

 

눈을 잔뜩 찌그려 뜨고 자세히 쳐다보니 이 아들고양이가 맞습니다.

 

그러는 동안 할머니들은 계속 돌을 던지며 무지 미운 소리로 뭐라뭐라 하시고..

 

 

 

 

 

 

 

그런 모습이 제가 보기에 참 좋지 않습니다.

내 고양이가 그리 당하고 있는 것 같은 심정이고,

작은 생명에게 돌을 던져대며 저리 미워하는 모습이 제 눈에 참 볼성 사납습니다.

 

동물을 사랑하는 사람도 있고, 싫어하는 사람도 있고 그렇기는 하지만,

오래 살아오신 분들이 좀 너그럽고 자애로운 마음으로 나이들어 가시면 보기에도 좋으련만.. 싶습니다. 

 

 

참내.. 전에 우리 친정엄니나 시엄니는 안그러시드만..

날도 추운데 밥이나 먹나 하시며 남은 밥을 먹게 내주시고 그러는 걸 봤었는데..

 동물에게도 덕을 베풀면 우리 자식들에게 복이 될거라고 믿고 그리 하시기도 하고..

그런 바램이 깔린 마음으로 베푸는 것이건 그저 불쌍해서 그러는 것이건 

어쨌든 밖에 울고 돌아다니는 고양이 먹으라고 밥들을 주시더구마는..

 

 

 

고양이에게 돌을 계속 던져대며(아니 돌은 어디서 난거야.. 거기 돌이 있을 데가 아닌데..)

 저리 미워하시는 할머니들이 나도 밉쌀스러워서,

방충창 안에서 소리를 냅니다.

 

 

냐옹아~ 이리와~

쭈쭈쭈쭈~~

이리와 냐옹아~

아그~ 이뻐라~

이리와~

 

 

 

 

다정한 소리로 고양이를 부르니 할머니들의 얼굴이 일제히 내쪽으로 향합니다.

뭐라뭐라 웅성웅성대는 소리가 들리고..

 

 

그리고 날아오는 소리,

 

"새댁이가 자아들 밥 주능교?"

"와 밥을 주노~ 밥 주면 안되에~"

 

 

웅성웅성~~

(할머니들에겐 창문 안에 있는 내가 잘 안보이니 새댁이라꼬..)

 

 

할머니들이 이 구역 캣맘도 알고들 계실텐데,

"뭐고? 밥주는 잉가이 또 있나?" 함시롱 

여럿 할머니들이 심히 곱잖은 눈으로, 심기 불편한 가심으로 이 집을 팍 찍었겠지요.

 

 

창문 안에서 여러 소리 할 것도 아니고 한말씀만 드립니다.

 

저애들도 같이 살아야지요!

사람만 살라는 세상 아니잖아요 할머니~

 

 

같이 살기는 뭐이 같이 사노?

시끄러바서 내 잠을 몬 잔다.

웅성웅성~

 

 

아들고양이도 다른 곳으로 가버리고 (당연히 그래야지. 돌 던져대는데)

할머니들의 맘에 안드는 이 새댁이도^^ 창가에서 물러납니다.

 

나도 가끔 고양이들이 밤에 싸우는 소리를 듣습니다.

자주 매일 싸우는 건 아니지요.

그리고 긴 시간 싸우지도 않구요.

그럴 때마다 싫어할 사람들 신경 쓰여서

녀석들이 싸움을 빨리 끝내기를 바라며 마음 졸이곤 합니다.

 

그러나 사실 인간이 훨 더 시끄럽지 않나요.

 

 

 

 

 

 

 

 

 

 

 

 

 

 

 고양이들 드나드는 저 구멍을 막는 할머니가 저 할머니들 중에 있을 듯 하네요.

 

 

얼마전에 서울에 올라가 있을 때, 이곳 캣맘님이 문자를 보냈더라구요.

 

"큰일 났어요. 어떤 할머니가 구멍을 막아버린다고 난리세요.

속상해죽겠어요."

 

"그래요?

그럼 우리는 뚫으면 돼요!

힘내세요."

 

 

그리고 정말로 구멍을 막았더랍니다.

 

근데 막은 구멍을 누군가가 또 치웠더라는군요. 오예~ ^ㅎ^

캣맘님이 치우기 전에 먼저 치워버린 사람이 있는 겁니다.

하핫~ 그래도 따뜻한 마음이 살아 있는 씐나는 세상이지요?

 

따뜻한 마음이 이 세상을 살만한 세상으로 만듭니다.★

 

 

 

♥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들이 자꾸자꾸 늘어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