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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Love Cats

누나 엉엉 울린 달콤이 나쁜놈

by 해피로즈♧ 2012. 7. 17.

 

 

 

 

 

 

 

 

 

 

 

 

 

 

 

요 며칠 전에 우리집(서울)에 사건이 있었습니다.

이 나이 먹도록 처음 겪는 일이었어요.

지금은 웬만큼 마음이 안정이 되었는데, 그 일을 겪고 며칠 동안 식구들 모두 심한 심리 불안 상태로 지냈습니다.

 

집에 도둑이 든 겁니다.

그래도 아이들이 집을 비운 대낮에 도둑이 들어 그나마 다행이었지요.

한 아이라도 집에 있을 때 도둑이 침입했다든가,  도둑이 들어있는 상황에 아이가 집에 들어간 그런 상황이 벌어지지 않아 얼마나 다행인지 가슴을 쓸어내렸습니다.

도둑이 들었을 때 우리 아망달콤이가 어떤 일을 겪었는지 우리로선 통 알 길이 없습니다.

물론 낯선 침입자에 놀란 냥이들이 겁을 먹고 숨었겠지만, 숨기전에 어떤 위해를 더 당했는지도 모르는 일이구요.

 

여름해가 길어서 아직 훤한 시간에 일찍 귀가한 큰아이가 도둑이 들었었다는 걸 발견했는데, 덜덜 떨면서 아망달콤을 찾으니 달콤이는 침대 밑 가장 안쪽에 겁먹은 모습으로 쪼그려 있고, 아망이는 평소 전혀 들어가지 않는 베란다 끝의 물건 쌓여있는 뒤쪽으로 배수관과 벽사이에 몸이 꽉 끼여서 나오지도 못하는 걸 간신히 빼냈다고 합니다.

그리고 경찰에 연락하여 경찰이 다녀가고 어쩌고 한 한참 뒤까지도 달콤이는 침대밑에서 영 나오질 못하였다고 해요.

이리 나오라고 달래고 유인해도 대여섯 시간여를 그 자리에서 꼼짝을 않더랍니다.

 

잠금장치 한개가 더 추가되고 문단속을 펄저하게 신경쓰게 되고 그러면서 두려움이 가시지 않은 상태로 하루 이틀이 지났습니다.

도둑 든지 2일째 날, 큰아이가 심리적으로 충격이 크고 불안한 심리 상태로 몸이 좋질 않았던가봐요.

쉴려고 조퇴를 하고 낮에 집에 일찍 들어갔답니다.

 

 

 

 

 

 

 

 

 

 

 

집에 들어가니 아망이는 있는데 달콤이가 없는 겁니다.

달콤아 달콤아 부르며 집안을 찾아다녀도 안보이고, 달콤이 간식 줄까~? 하면 얼른 튀어나오곤 하던 녀석이 영 나오지도 않고,

있을 만한 곳 다 뒤지고 아무리 찾아도 없다고, 큰아이는 또 도둑이 들었었나보다고 겁먹은 목소리로 내게 전화를 하여 도어락 키를 어디에 두고 갔냐고 묻습니다.

**에 두었으니 거길 한번 보라고 하니 거기 없다면서(이틀전 들어왔던 그 도둑이 도어락 키를 들고 갔다고 의심하는 것임),

도대체 달콤이가 어찌된 건지 집안은 아무리 찾아도 없으니 집밖엘 나가 찾아봐야겠다며 큰아이가 웁니다.

 

참 무섭고 답답하고 가슴터질 일이지요.

도둑이 또 들었다는 무서움에다 아니 도둑이 든 상태에서 달콤이가 어찌되어 집에 없는 건지,

달콤이가, 우리 달콤이가 왜 없어? 전화 받는 나도 덜덜 떨리며 눈물이 쏟아집니다.

우리가 아는 상황으로 달콤이가 잘못되어도 아프고 아플 일인데, 아무것도 전혀 알 수 없는 상황으로 달콤이가 집에서 없어진 상황은 가슴이 터질 것 같습니다.

나가서 집 주변을 찾아보고 또 전화하겠다는 큰아이의 전화를 어찌 기다립니까.. 안달이 나서 참지 못하고 내가 금세 전화를 하게 되고,

그러지말고 집안을 더 샅샅이 찾아보라는 말에

큰아이는 더 찾아볼 데 없이 온집안을 다 찾아봐도 없다고 엉엉 울고,

우리 달콤이 어떡해 어떡해.. 나도 쏟아지는 눈물을 닦아대며 서울 갈 차표를 알아봅니다.

 

 

 

 

 

 

 

 

 

 

 

 

도둑 든지 2일 만에 또 도둑이 들어서 달콤이가 없어진 겁니다.

이 미칠 것 같은 마음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요.

큰아이는 온집안을 찾고 또 찾다가 밖으로 나가 집 주변까지 찾는 동안 나는 경주에서 가슴 터질 듯한 지옥같은 시간을 보내며 수도 없이 눈물의 통화를 해댑니다.

우리 달콤이 어떻게 된거야.. 우리 달콤이 어떡해..

마구 허둥대는 마음으로 얼른 서울 올라갈려고 일단 집으로 가고 있는 길에서 사람들이 쳐다보거나 말거나 나이 먹은 아줌마가 자꾸 눈물을 닦아댑니다.

아니 그 도둑놈이 어떻게 했길래 우리 달콤이가 없어져?

물론 도둑놈이 달콤이를 훔쳐간 건 아니고 어떻게 하다가 달콤이가 집에서 없어졌는지 가슴이 터질 것 같다는 표현밖엔 안나옵니다.

 

 

허위허위 정신없이 허둥지둥 집에 도착하는데 큰아이 전화가 또 옵니다.

 

엄마, 달콤이 찾았어~

내가 옷장 서랍도 몇번을 열었다 닫았다 찾으며 그렇게 부르고 했는데, 이 나쁜놈 소리도 안내고

옷장 서랍 너머에 들어가 있었어 이 나쁜놈 나쁜놈 나쁜놈~~

 

우리 큰아이는 엉엉 울면서 달콤이 궁디를 팡팡 두들기는 듯 합니다.

달콤이를 찾았단 전화를 받으면서도, 통화가 끝나고도 또 눈물이 납니다.

아이~ 달콤이 이 녀석.. 우리를 이렇게 놀래키고, 요래 울리고 이눔시키~~

 

 

 

 

 

 

 

 

 

 

도둑이 연거퍼 또 들었던 건 아니고, 작은아이가 아침에 옷을 갈아입으며 닫지 않은 옷장 서랍에 달콤이가 들어갔다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도둑이 또 들었나보다고 더 믿게 만들었던, 작은 아이의 "아침에 나올 때 분명히 달콤이를 거실로 내놓고 방문도 닫고 나왔었다"는 기억은 맨날 비슷한 일상속에서 잠깐 헛갈린 것일 거라고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달콤이가 열린 서랍에 들어갔다가 서랍 너머에까지 들어가 옷장벽에 딱 붙어 웅크리고 있으니 서랍을 열어보고 또 열어보며 찾아도 안보였겠지요.

첨엔 열려 있는 상태에서 찾는 걸 시작했을 것이고..

 

이렇게 우리 세 모녀를 엉엉 울린 달콤이시키 나쁜놈~

그렇게 없어지면 절대로 안되는 정말정말 소중한 이쁜놈~

 

찾았다는 전화 후에도 전화 끊고 또 하고, 또 하고..

"이 나쁜놈시키 맛있는 간식좀 언능 줘라~~"

"벌써 줬어요~~ㅎㅎ"

 

 

 

 

 

 

 

 

 

 

 

 

 

아이고~ 도둑 들었던 것도 그렇지만,

우리 달콤이시키 땜에 아주 식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