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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Love Cats

길고양이 밥가방 들고, 굿바이~ 9월

by 해피로즈♧ 2010. 9. 30.

 

 

 

 

 

 

환기를 위해 앞 뒤 창문을 모두 열어놨더니 춥습니다.

냉커피 마시던 날이 바로 엊그제인데 발이 시렵네요.

등짝이 시려서 조끼를 꺼내 걸쳐입었습니다.

창문을 그대로 열어놓고서 맑은 가을 공기를 불러들이며 뜨거운 커피를 마십니다.

반짝반짝 빛나는 가을 햇살이 참 좋은 날이군요. 

 

그런데.. 어느새..

또 구월이 다 지나버렸지요?

 

추석연휴가 길었는데, 저의 블로그는 그보다 더 오래 쉬었네요.

하루 이틀 사흘... 쉬다보면 점점 이 블로그도 이상하게 마음이 멀어지는군요..

그저께 저녁에 서울 올라왔습니다.

서울로 올라오는 길, 벼 논은 내려가던 8일 전 연두노랑에서 그새 노란빛으로 물들어 있고, 

고운 코스모스꽃빛으로 가을 길은 참 화사하였습니다.

그 아름다운 빛에 빠져서... 사진기를 잃어버리는 사고를 치고... ㅠㅠ

 

 

집에 도착하여 짐을 풀고 컨테이너냥이들이 궁금하여 밥가방 들고 가보니 추석연휴중의 폭우로 많이 씻겨나가

컨테이너 밑이 전보다 조금 말끔해졌습니다.

 

 

 

 

오랜만에 사료를 새 그릇에 부어주고 물도 깨끗한 새 그릇에 부어서 정갈한 밥상을 차려놓고 어떤 녀석이 올까 주위를 둘러봅니다.

그치만 이 사진은 서울 올라온 그날 찍은 게 아니고 어제 다시 갔을 때 찍은 사진입니다.

그저께, 서울 도착한 날 밥주러 갔을 땐 내 사진기는 기차에 놓고 왔기 때문에 사진기가 없었고,

어제는 큰애 사진기를 가지고 나가 찍어왔지요.

 

그저께, 이 밥상을 오랜만에 차려놓고서 주위를 한바퀴 잠깐 돌고 오니 컨테너 밑에서 아드득 아드득 사료 깨무는 소리가 들리네요.

어떤 녀석이 들어와 먹고있나 궁금하여 허리를 잔뜩 굽혀서 들여다보니 전에 두 세 번쯤 본 적이 있는 녀석이... 이런..

식사하시는데 내가 들여다본다고 아주 과하게 하악질을 날립니다.

짜슥~ 지가 지금 먹고 있는 밥이 내가 준 밥인 줄도 모르고.. ㅋㅋ

"알았다. 짜식아~ 안쳐다 볼테니 어여 무라~"

 

그러고는 녀석이 안보이는 곳에 비켜 서서, 그 삼색아기냥이가 오기를 기다려보았습니다. 

그러나 그저께도 어젯밤도 삼색아기냥이는 내가 기다리고 서 있던 시간에는 안 나타나고..

밤 매우 늦은 시간에 오는지, 아님 다른 냥이들한테 쫓겨난건지..

 

 

 

 

그저께 주고 갔던 사료가 어젯밤에 밥주러 갔을 땐 이만큼 남아있었습니다.

큰 그릇인데 다른 때보다 많이 없어졌습니다.

 

 

 

 

 

 이 녀석이 내가 준 밥을 먹으며, 그것도 모르고 무지 하악~대던 녀석입니다.

추석연휴 이전에 두어번 만나서 찍었던 녀석..

추석은 어찌 지냈느냐 녀석아~ 

삼색애기는 혹시 니가 쫓아버린 건 아니지?

 

노랑이, 까망이, 카오스, 삼형제도 통 볼 수가 없고...

 

 

 

 

 

이 성묘 삼색이는 두어 달 전부터 집 앞 화단으로 밥먹으러 오는 아입니다.

두어 달 그 이전에 밥가방 들고 오가던 길에 차 밑으로 숨는 애에게 사료를 한 줌식 놓아주고 다녔었는데,

어느날 집 앞 화단에 와서 밥먹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되었었지요.

 

 

 

 

 

 

 

 

 

 

집 앞 화단엔 1층 사람들 눈치보며 주느라 신경이 몹시 쓰이긴 하지만 가까우니 수시로 줄 수 있는 게 좋습니다.

이 화단 구석에서 죽어갔던 아기고양이의 형제중 까망이가 즈 엄마랑 가끔 와서 먹는 걸 봤었는데,

요즘은 통 볼 수 없는 게.. 밀려난건지..

이곳에 와서 먹고 가는 모습을 보고 싶어서 자주 내다보곤 하지만,

영 보이질 않습니다.

 

 

 

 

(조그맣고 예쁜 아기냥인데 어둠 속에서 허접하게 찍힌 까망이) 

화단 구석에서 죽어간 아기고양이의 형제인 이 까망이는 한 세 번쯤 본 것 같은데,

다른 한 애기는 한번도 못 봤고,

이 까망이도 못 본지가 두어 달은 되는 것 같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집으로 들어오다가 봤다는 아이도 이 까망이인 것 같고..

삼형제 중 둘이 남은 건지, 까망이 하나만 남은 건지...

어미냥이와 함께 둘이 무사한 걸 보게 되었으면 좋겠는데...

 

(어미냥이와 삼형제가 처음 내 눈에 띄었을 때 모습)

 

 

 

 

 

내가 놓아주는 밥을 먹는 아이들이 몇 녀석인지 알 수 없습니다.

녀석들도 내가 즈들이 먹는 밥을 배달한 사람인 것도 모르고 내게 하악질을 해도 그런 건 전혀 대수로운 일이 아니구요.

나는 그저 가여운 길고양이의 주린 배를 조금이라도 채워주고 싶은 마음으로

귀찮을 때도 많지만 벌떡 일어나 밥가방 들고 나갑니다.

 

 

길고양이에게 평화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