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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Love Cats

엄마를 애태우는 천방지축 두 아기냥이들

by 해피로즈♧ 2010. 6. 30.

 

 

어제 아침, 랑이 출근할 때,

지난 밤 사이 길고양이가 밥을 얼마나 먹었는지 보려고 같이  밖으로 나가서 고양이 밥그릇 있는 곳을 들여다 보니 이번엔 사료가 제법 많이 없어져 있었다.

음~ 기분이 좋았다.

 

고양이 덕분에 개미들이 살판이 났다.

 

밥그릇을 화단 안쪽 구석에 놓아두었기 때문에 매우 불편하게 허리를 구부리고 들여다보며 밥을 주고 얼마나 먹었는지 확인도 하고 그런다.

허리를 잔뜩 구부리고서 그곳을 빠져 나와 집으로 들어가려는데, 가느다란 고양이 울음소리가 들렸다.

웬지 소리를 맘껏 못내고 조심스럽게 내는 듯한 소리였다.

아파트단지 내에서 그렇게도 잘 안보이더니 지나다니는 사람들도 많고 출근차량도 많이 지나가는 아침 출근시간대에 웬 고양이 소린가 하며 소리나는 쪽으로 가니,

화단 안에 화초들 사이로 노랑냥이가 보이는 듯 했다.

 

그 전날 밤, 담배 드시러 밖에 나갔던 랑이 한참만에 들어오더니 노랑 고양이가 새끼 두 마리를 데리고 화단 안쪽에서 놀고 있다고  알려주어서

그래그래? 어디~~~~ 하며 둘이 다시 나가서 살펴봤었다.

그러나 그새 어디로 갔는지 안보여서 주변을 얼마간 기웃거리다 들어왔었다.

 

지난 밤에 랑이 봤다는 그 고양이구나.. 하며 화단의 노랑냥이 있는 쪽에만 시선을 꽂고 가만히 다가가는데, 화단 안의 노랑냥이를 쳐다보고 있는 한 녀석이 눈에 띄었다. 

 

너 저 노랑이 친구니? 남편 아니지?

아니...이 아파트 단지에 고양이 보기 어렵다고 하고 있었더니 너도 여기 살고 있었니?

근데 니 꼬리 어찌된 거야?

 

녀석은 그냥 지나가는 아저씨고양이였던가보다.

저렇게 화단 안의 노랑이를 쳐다보고 있다가 나를 보자 줄행랑을 쳤다.

더구나 사진까지 찍으니 놀랐겠지..

녀석.. 꼬리가 잘렸나..

해코지 당한 건 아닌가...

 

잠시후 화단 안에 있던 노랑이가 또 소리를 내고, 조금 떨어진 앞쪽 화단에서 애기고양이 소리도 났다.

나중에 내가 추측컨데 노랑이가 새끼들을 데리고 나왔는데, 아무것도 모르는 애기냥들이 아무데나 깡총깡총 뛰어돌아다니니까 오가는 사람들이 많으니 화단에 숨어서 새끼들을 부르는 것 같았다.

아님, 그 노랑냥이가 앞 동 지하실에서 사는 듯 했는데, 거기서 새끼들이 뽈뽈거리고 밖으로 나오니까 어미가 데리러 나와서는 오가는 사람들이 많고 애가 타서 새끼를 부르는 듯..

그러다가 불러도 새끼가 안오고 천방지축 이리저리 돌아다니니 화단 안에 숨어 있던 어미가 후닥닥 새끼 있는 곳으로 건너가는 것 같았다.

차들이 있어서 가려져 잘 안보여 놓치기도 했는데, 밥주는 곳 부근으로 가는 게 보이더니 그곳도 지나쳐서 아파트 단지 한쪽 폐가전,가구가 쌓여있는 곳 옆에 드디어 세 모자의 모습이 보였다.

 

 

  

 오오~ 감동스러웠다.

엄마냥이와 아기냥이가 함께 있는 모습을 사진으론 봤었지만, 내가 실제로 본 건 난생 처음이다.

엄마와 아기들이 같이 있는 저런 모습이 괜히 감동스럽고 아름다웠다.

 

세 모자(녀?)가 그야말로 국화빵이다.

 

 

 그러다 왼쪽에 보이던 아기냥이가 폐가전,가구 놓인 곳으로 또 뽈뽈 들어가고~

 

 가까이서 여러명의 아저씨들이 내는 큰소리에 어미냥이는 앉아 있던 곳의 바로 앞 차 밑으로 피해버리고~

 

 그리고 엄마랑 계속 같이 붙어 있던 아기냥이도 엄마 따라 차밑으로 들어갔는지 안보였는데,

페가전,가구 쪽으로 들어갔던 아기냥이가 얼마후에 다시 나와 앉았다.

 

 

 아기고양이를 실제로 보는 게 우리 달콤이 이후 처음이니 일 년여만이다.

쪼그만 아기고양이 쳐다보고 있으려니 얼마나 이쁜지..

서 있으면 더 무서워할까봐 조심스럽게 쪼그리고 앉아서 혼자 계속 쳐다보며 시종일관 얼굴에 마음에 미소가 가득 그려졌다.

 

 

 부아앙~~~ 오토바이가 굉음을 내며 지나가자 폐가전 쪽으로 쏙 들어갔다가 잠시 후 다시 나와보는 아기냥이~

아공~ 이뻐 죽을 뻔 했다. 

 

 

 아줌마~ 왜 날 계속 쳐다보고 있쩌요~

나 울엄마한테 갈거란 말이야~~

 

 

 

 

 비켜줘~

 

 

 저기루 올라갈 수도 없고~ 어떡하지?

 

 

 나 울엄마한테 가꼬양~~

 

 

아기냥이가 엄마한테 편하게 가게 할려고 서 있던 곳에서 이동하여 아기냥이가 안보이는 곳으로 옮겨가 서 있었더니

아기냥이가 엄마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엄마냥이도 같이 소리를 내고 그러더니 둘이 만나서 앞 동으로 가는데, 아기고양이는 깡총깡총 뛰어간다.

너무너무 귀엽다. 

앞 동 화단 쪽으로 가서도 아기냥이가 이리저리 깡총깡총 뛰어다니니 엄마냥이는 따라다니다가 나중엔 아기냥이 목덜미를 물고는 지하실 작은 문으로 들어가버렸다.

 

 

 입에 카레를 묻힌 거 하며 우리 달콤이와 비슷하다.

 

 

천방지축 아무데나 마구 돌아다니는 아기냥이들 챙기느라 어미냥이가 애가 탄다. 

세 모자냥이들,

이제 나는 경주를 떠나왔으니 랑이 주는 밥도 와서 잘 먹고, 모쪼록 건강하고 씩씩하게 이 험한 세상 잘 헤쳐나가거라~~

다음에 경주에 다시 가서 만날 땐 많이 자란 모습이겠네....

 

 

 

 

 

날더러 자꾸 오빠라고 부르며 불타는 여자들이 덤벼든다. 

내가 아무리 녀성호르몬이 쭈라들었기로서니 남자로 보인단 말인가..

참으로 남사스런 이 빨간 여자들을 감당할 수가 없어서

사이드바에서 "다녀간 블로거"를 감춰버렸다.

 

진짜 오빠들을 찾아가시등가 하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