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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Love Cats

꽃은 흐드러지게 피었는데, 아기냥이들은 어디 갔을까..

by 해피로즈♧ 2010. 6. 23.

 

 

 

 

 

 

밥주러 다니는 컨테이너 밑 아기냥들을 본지가 꽤 오래 되었다.

이제는 많이 자라서 아기티를 벗었을텐데...

지난 4월 말경 컨테이너냥이들이 외국청년과 계단에서 평화로운 모습을 보여주었던 그날 이후, 그 아기냥들을 볼 수가 없었다. 

그 아기냥이들 밥주는 일을 우리 아이들한테 맡기고, 내가 경주에 내려와 여러날 있다 올라가느라 못보기도 했고,

또.. 서울에서도 봄날과 초여름에 걸쳐 내가 여러날 비실모드로  지내는 바람에 밥주러 가도 애들이 없으면, 기운이 없어서 얼른 집으로 들어왔었기 때문에 못보기도 했겠지만,

그래도 그렇지, 그 전엔 밥주러 가면 자주 만났었던 녀석들인데, 언젠가부터.. 기억하기로는 경주에서 여러날 있다가 올라갔던,

날이 완전 따뜻해지고 어떤날은 덥기도 하던 그런 시기부터 잘 보이지  않았던 것 같다.

노랑이를 딱 한번 만났을 뿐이다.

 

 

 

 

언젠가부터(아마 늦은봄부터?) 사료와  물을 이렇게 놓아주고 와서 다음날 다시 밥주러 가면

사료가 반이나 남아있을 때가 많았다.

전엔 저보다 많이 주어도 다음날 다시 밥주러 가보면 싹 비워져 있곤 했었는데...

요즘 저 사료는 어떤 냥이가 먹고 있는건지...

 

 

아기냥들이 드나들던 컨테이너 밑 입구,

밥줄 때 쪼그리고 앉는 곳 바로 앞에 이름모를 풀이 이렇게 나서 자라고 있는데,

그 아기냥들은 왜 안보이는 건지.. 이름도 알 수 없는 풀을 내려다 보며 서서 기다려보기도 했지만..

 

 

저 계단 아래서부터 날아올라올 때가 많아서 어떤 녀석이 나타나줄까 하며 내려다보기도 하고,

가만 서 있느니 운동하잡시고 계단을 두 세 번 오르내리며 기다려보기도 했지만,

 

 

 

아기냥이들이 거의 날으듯이 오르내리던 길에 이렇게 꽃은 흐드러지게 피어 있는데,

그 아기냥들은 도대체 왜 안보이는 걸까...

 

 

 

한동안 몸이 안좋아서 사료랑 물만 새로 주고서 금세 오거나, 아님 5분 정도 머물고 집으로 들어올 때가 많기는 했지만,

기력이 조금 회복되었을 때는 오랫동안 모습을 볼 수 없는 녀석들이 너무 궁금하고, 또.. 무사한 걸 보고싶은 마음에 10~20분, 30분도 넘게 기다려 본 날도 있었는데,

끝내 보지 못하고 들어오곤 했다.

 

 

이 녀석은 이번 경주에 내려오기 이틀전인가, 컨테이너냥이들을 기다리다가 못보고 그냥 집으로 돌아갈려고 계단을 내려왔는데,

계단 아래 옆쪽의 쓰레기집하장 쪽에 있다가 지나가는 사람들을 피해 계단 아래 주차되어 있는 차 밑으로 들어가는 걸 보고 어떤 녀석인지 확인하려고 차 밑을 들여다 보며 찍은 녀석이다.

 

저러고 차 밑에 숨어있는 모습을 보는 순간, 그날따라 이상스레 유난히 마음이 안좋았다.

가여운 녀석들..

가여운 묘생들..

여러날 보이지 않는 아기냥이들에 대한 걱정스런 마음 때문이었는지 뭔지,  차밑에 숨어 있는 저 녀석을 보는 순간 길냥이들이 차 밑에 숨는 건 다반사인데도 그날따라 몹시 마음이 안좋고

와락 삶이 슬펐다.

 

계단위로 올라가 컨테밑의 사료를 먹으라고, 내가 하는 말을 알아듣는다면 얼마나 좋으랴~~~~~~~

시간이 늦어 난 이제 그만 집에 들어가야 하는데 녀석이 계단위로 올라가질 않고 계속 차 밑에 있어서,

그곳에 사료를 조금 뿌려주니 그 뿌려지는 사료에 놀라 녀석은 다른 곳으로 줄행랑을 친다. ㅠㅠ

 

 

 

 

컨테냥이들 밥주는 곳에서 우리집으로 갈려면 상가를 지난다.

상가를 지나는 밤길엔 군데군데 저런 쓰레기가 나와 있고..

밥주러 오가는 길에도 이상하다 싶게 길냥이들을 못 보다가 참 오랜만에 쓰레기 봉투에 입대고 있는 녀석을 만났다.

 

 

 

 

넌 헤어스탈이 좀 색다르구나.. ㅎㅎ 

고냥아~ 거기 열어봤자 너 먹을 거 없다. 이거 먹어~ 함서 사료를 좀 주려고 가까이 가니 녀석은 당근 차 밑으로 피해 들어가 잔뜩 째려보고 있다.^^

가여운 녀석들.. 사람을 째려볼 줄이나 아는 녀석들이랴...

잔뜩 겁 집어먹고 있는 것이리라..

 

이 불쌍한 것들아,

너희들을 어쩌면 좋니..

그래도 씩씩하게 잘 살아가거라~

가여운 너희들을 미워하고 해코지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너희들을 가엾이 여기는 사람들도 많단다. 

앞으론 더 많아질 것으로 믿는다.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