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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내 마음의 풍경

봄날 일기

by 해피로즈♧ 2010. 4. 12.

 

며칠전, 고향에 다녀올 때, 언니가 사준 주꾸미를 김냉에 보관해놓고는 냉큼 해먹질 못하고 있었다.

이왕이면 같이 먹으려고 하는데, 식구가 식탁에 같이 모여앉아지지 않아서였다.

막둥이와 나야 늘 같이 먹을 수 있지만, 큰애와 시간이 맞춰지질 않았다.

그렇다고 남겨놨다 주자니, 금방 해서 먹는 맛하고 같을 리가 없다.

 

그러다가 어제 늦은 아침, 큰애가 아침을 같이 먹고 나간다기에 얼른 준비 했다.

주꾸미 손질법을 보면 밀가루와 소금을 넣어 주무른다고들 하는데, 난 굵은 소금은 넣는 듯 마는 듯 아주 조금만 넣고 거의 밀가루만 넣어서 바락바락 주물러 씻었다. 소금을 넣고 씻으면 소금의 그 짠기가 주꾸미에 밴다고 한다.

빨판에 낀 이물질과 미끌거리는 진액이 제거되도록 여러번 주물러 씻어내야 한다.

 

사온 중에서 한 다섯마리는 미리 국을 꿇여먹었었다.

멸치와 다시마로 국물을 낸 다시물에 대천産 바지락조갯살이랑 생새우도 넣고, 표고버섯도 넣고 느타리버섯도 넣어 끓였더니 맛있었다.

어제 아침엔 고추장 양념 볶음을 해먹었다. 내가 평소 음식 단 것을 안 좋아하는데, 요리 레시피를 보면 어~~~디든 거의 설탕이 꼭꼭 들어가 있다.

그리고 어제 주꾸미를 볶으면서는 주꾸미볶음 레시피도 안 찾아보고 그냥 대충 고추장에 "한국의 갖은 양념"을 해서 일단 재었는데, 나중에 그래도 언니한테 얼른 전화를 걸었다.

언니! 지금 주꾸미 볶음하는데~ 설탕 넣어야 돼? 언니는 꼭두새벽부터 일어나 준비하고 지금 친구들과 산행을 위해 어딘가를 차를 타고 가고 있다며 설탕을 조금 넣어줘야 한단다.

전화를 걸어 물어봤으면서, 설탕 넣기 싫어서 지난 겨울에 사과를 설탕에 재어놨던 사과액을 넣었다.

 

 

 

실제로는 더 붉고 먹음직스러웠는데, 사진상으로는 좀 허연한 게 별로다.

내가 넣은 양념을 그대로 따라 주꾸미 볶을 때 참고하실 님들이 계실 것도 아니고,

그리고 나도 양념을 대충 했다.^^

고추장과 고춧가루, 마늘 다진 것, 대파는 없었고, 언니네 텃밭産 쪽파, 설탕 대신 사과액,

당근 조금, 느타리,표고버섯, 풋고추, 참기름... 등등..

베리 베리 맛있었다. ㅋ

걍 적당량^^ 대충 넣어서 살짝 볶아 식탁에 올렸는데, 음~ 나으 절대 미각~^^

주꾸미도 야들야들~~

엑설런트!!^^*

 

 

 

이건, 들어는 보셨나요,  머위잎.

언니가 모두 손질 다 하여 데쳐서 싸준 것을 일부는 쌈으로 싸먹고,

고추장 양념으로 무쳤는데,

막둥이더러 먹어보랬더니,

"아~ 써!!"

그러고는 안 먹는다.

그래, 인생의 쓴맛이 뭔지 알 턱이 없는 새콤달콤한 나이에 머위나물 맛을 알겠느냐...

인생의 쓴맛을 아는 내가 혼자 쌉싸름한 머위잎 나물 한 접시를 맛있게 다 먹었다. (ㅎㅎ 두번에 나눠서~)

난 나물이 좋다.

 

                         

 

어젯밤엔 우리 큰애가 조그만 꽃화분을 들고 들어왔다.

엄마! 컴터 책상에 놓고 많이 바라보세요~~

이건 컴터 하시면서 오독오독~ 재밌게 드시고~~

 

ㅎㅎ 꽃도 예쁘고, 예쁜 꽃 엄마한테 사다주는 딸래미는 더 예쁘고~~^^*

   

 

 

봄꽃들이 일제히 피어난다.

문밖만 나서도 여기저기 개나리가 그 환한 빛깔로 마음을 부시게 하고, 산엔 진달래꽃빛으로 물들었다.

바야흐로 봄이 지천에 깔렸다.

4월, 이 눈부신 계절..

흠.. 나 혼자 커피를 마시며.. 아까운 봄빛..... 중얼중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