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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내 마음의 풍경

그리움이 차오르는 날 - Ave Maria - Rebecca Luker

by 해피로즈♧ 2010. 1.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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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ve Maria - Rebecca Luker   

 

 

 

 

 

꿈을 꾸면서...
대천엘 갔다

겨울 바다가 그곳에 있었지
고향에..

환하게 불밝혀진 횟집 2층
넓은 창으로 밤바다의 하얀 파도를 내려다 보며
느긋한 마음으로 한잔 기울이는 술맛이...
흐... 달았다.

한겨울 밤
젊은 아이들이 계속 폭죽을 쏘아올리는 해변,

 

추운 바람이 사정없이 달겨들어
으드드드~~~~ 몸이 마구 떨리도록 추워도
겨울 바다는 그대로 낭만이었다....

아직도 혀끝에 남아 있는 고향에서 맛본 음식들..
생선 매운탕을 먹으며 큰 유리창 밖으로 바라다 보던

고향의 햇빛 화사한 겨울바다는
내가 멋진 겨울 여행을 떠나온 듯한 느낌을 안겨주었다.

이런 느낌은
늘 똑같이 반복되는 일상에서
삶이 때로 내게 미소를 던지며 건네주는 보너스가 아닐지...
뽀오너스........


울엄니 생신에 내려가서, 언니네 집으로 자리를 옮겨 며칠 눌러앉았던 대천,
그중에 이틀은 심한 두통으로 꼼짝 못하고 누워 끙끙 앓았다.
밥도 못먹고, 언냐가 끓여주는 죽 먹으며...

들여다 보러 왔던 우리 큰오라버니,
- 머리가 왜 그렇게 아픈 거냐?

- 그냥... 한달에 한번씩.. 아퍼~

급기야 여동생의 생리통약 사러
울오라버니 한의원에 두번썩이나 다녀오고...

그 다음날은 드디어 두통에서 놓여나

이틀동안 제대로 먹지도 못한 몸으로
역시 또 언냐가 열심히 끓여주는 죽을 먹고
언니를 따라 성주산에 올랐다.
언니 등산화와 언니 옷을 대충 꿰고
태어나 처음으로 올라보는 내 고향의 성주산,
화장골 입구에서 올라가는데
초입부터 얼마나 가파른지
이 虛한 몸으로 과연 산행을 잘 마칠 수 있을까 싶었다. 

언니의 초등동창 산악회원들,
한달에 한번씩 정기적으로 산행을 하고
그중에 몇명은 일주일에 한번씩 시간이 나는대로
성주산을 오르는 모양이었다.

올 일 년 동안도 무사고 산행을 기원하며,  
회원들의 건강과 행운을 빌며,
간단히 시산제도 지내는데 
 
"우리 초등 **회도 같이 잘 되게 해주세요~~~"
나도 그 자리에 꼽사리 껴서 빌며 절했다.


이틀동안 앓고 나온 몸으로는 좀 무리였다.
헉헉~~
내 거친 숨소리
그대 들었는가....
맨 나중 막판 올라갈 땐 심 딸려서 죽는줄 알았다.


네 시간여 정도의 산행 후 뒤풀이에서
내게 건너오는 술잔,
"아이구~  얘 아퍼, 아퍼~  앓다 나왔어" 언니가 기겁을 하고,
나 또한 정중히 아주 정중히 사양을 하고..

그러나
"먹어!!
후배가 말이야 슨배 술잔을 거부혀?
머거!!"

"아이구 예예~ 썬배님 죽을 죄 졌심다.
그라모 지는 백세주를 시키주세용~~"

7년 선배님들 화기애애한 시간들 속에 섞여
나도 모처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노래방까지 같이 따라가서 놀고는 집에 들어와
완전 다운 되어버렸다.....

 

 

 

 

 

 

 

얼마 안된 날의 얘기같은데 햇수를 따져보니 벌써 다섯해 전에 끄적여 놓은 글이다. 
한겨울 이맘 때, 우리 엄마의 생신이 들어 있었기 때문에 대천엘 가곤 했었는데...

지금은 내가 "엄마!" 하고 불러도 전혀 듣지 못하는 너무 먼곳으로 떠나신 엄마....

문득 가슴 가득 차오르는 그리움....

엄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