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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내 마음의 풍경

새해 결심, 금연 잘 되고 있습니까! -Big Big World -

by 해피로즈♧ 2010. 1. 11.

 

 

새해 새 결심, 금연..

잘들 되고 있을까.

랑이 금연을 시작한 건 내가 알기로 6일날 오후부터가 아닌가 싶은데, 6일 점심무렵까지는 수중에 있던 담배를 마저 다 피우고나서 금연에 들어간 듯 하다.

다음날은 점심시간 끝무렵 사무실에 찾아온 지인이 권하는 담배를 못 참고 같이 피웠다던가..

그리고 그날은 퇴근 후에 모처럼 일찍 집으로 직행했는데, 옆에서 보니 당근 담배 생각에 조금 힘들어 보였다.

아이스크림이 먹고싶다고 하기에 망설이지 말고 빨랑 가서 사오라고 했더니, 가까운 마켓에서 1200원짜리 네 개를 사왔다.

둘이 두 개씩 먹으려는 생각이겠지..

그러나 나는 먹다보니 너무 달아서 한 개도 다 먹기가 많았는데, 그는 자기꺼 두 개 금세 먹어치우더니 내가 안먹는 한 개까지 후딱 먹어치우는 것이었다. 

그러니까 한자리에서 한꺼번에 세 개를 금세 먹어치운 것이다.

앞으로 군것질거리가 많이 필요할 것 같아서 우선 과자 등등 간식거릴 몇 가지 샀다.

 

오늘까지 5일 째인 것 같은데, 어제 휴일 같이 있으면서 목요일 점심 때 한번 피운 뒤에 한번도 안 피웠냐고 물었더니,

빙글~ 웃는다. (.. 한번도 안피울 리가 있나..)   

금요일날 점심 식사후에 같이 식사한 사람과 함께 한번 또 피웠다고 하였다.

한번만이면 그래도 괜찮지..

그날 매우 늦게 들어왔는데, 아니 그날은 아예 안 들어오고, 그 다음날 꼭두새벽 2시 반도 넘어 들어왔다.

그러니 그 술좌석에서 담배를 안피웠으랴..

그날 밤 주님께 얼마나 충직하게 몸을 바쳤는지, 끙끙 앓는 소리를 한다.

그 좋은 사랑을 하고 들어와 왜 다 죽어가는거냐고요~~

 

다른 곳에 사랑을 뜨겁게 바치고 들어온 그에게 나는 헛개나무 열매 달인 물을 한 사발 퍼다 바친다.

주님에게 온몸을 바쳐 사랑 하고 들어온 그에게 그 사랑독을 씻어내볼끼라고... 히유~~~

그가 주님과 열렬히 사랑에 빠져 있을 때, 나는 그 사랑 독에서 그를 건져내고자 여덟시간을 폭폭 약재를 달인 것이다.

거룩하다. 다른 사랑에 빠져 있는 남자에게...

 

도대체 이게 뭐냐구..

덜 마시는 게 쉽지, 이런 약재가 얼마나 그 독으로부터 보호를 해줄 수 있냐 말이지.. 

참 지독한 사랑이다.

몹쓸 사랑..

그 댓가를 끙끙 치루며 누워있는 모습은 참 답답하다.

 

그래도 집에선 내내 담배를 안피웠다.

그 허한 마음을 조금이라도 채워주려고 얼른 간식을 대령한다.

그러나 내가 여전히 이해할 수 없는 건,

그렇게 주님과의 욜룔한 사랑으로 끙끙 앓고 누웠던 사람이, 저녁 자리에서 술을 또 마시던 것이다.

종일 전날의 지독한 사랑 후유증으로 끙끙 앓고 누워계시더니, 저녁에 친구부부와 함께 저녁을 먹게 되었는데,

그 자리에서 술이 징글하지도 않은지 또 마시는 것이었다. 나로선 이해 불가다.

음.. 놀랍다. 대단하다.

 

그 친구는 랑에게 뭔가를 도움을 청하고 그 고마움으로 저녁 약속을 잡은 모양이었는데,

우린 그동안 그 친구네서 수시로 얻어먹은 반찬이 많아서, 매우 감사해 하고 있던 참이라

아주 거한 한정식을 대접 받기는 너무 미안한 마음으로 우리가 저녁을 내자고 하며 약속 장소로 갔었다.

김치, 깻잎이나 콩잎 등의 밑반찬, 추어탕, 곰국 등등을 수시로 혼자 지내는 랑에게 챙겨주는 너무 고마운 친구네였다.

난 음식 만드는 일에 전혀 취미가 없어서, 그렇게 음식해서 나눠 먹질 못한다.

차라리 다른 걸 사주든가 해야지 음식은 나눠줄 게 없다.

내 먹을 것도 겨우 해서 먹으니 말이다.

부엌에서 음식 만드는 일,

나는 여자들 다 나처럼 취미없는 줄 알았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음식에 취미 가진 여자들이 많았다.

나는 아줌마아~~ 부르며 살 팔자가 못되고, 부엌일 할 사람이 없으니 어쩔 수 없이 한다.

아줌마아~ 부르는 소리에 "녜~~~~" 하고 달려가지 않는 것을 위안도 하며... 크크~

그렇기 때문에 음식 나누어 주는 사람들 무지무지 대단히 존경스럽다.

그렇다고 예전에 나에게 관심 한방울이라도 갖고 있었던 남자들이 혹시 이 글을 보고, 아이구~ 이 여자한테 장가 안가길 참 다행이다!! 그럴 것 까진 없슴미~ ㅋㅋ

기본적인 음식은 웬만큼 맛있게 해서 먹는다오.

화학 조미료 일체 안쓰고 우리 애들이 엄마~ 맛있어요~ 하며 먹을 정도는 되게 음식은 한다 이거쥐..^^   

 

 

 

그 저녁 메뉴는 이것도 안먹는다. 저것도 안좋아한다.. 하는 내 음식 성향 때문에 한정식집을 예약했다고 했다.

(네~ 저는 한정식이 젤 좋아여~~^^*)

경주에서 한번도 가본 적이 없는.. 꽤 고급스런 분위기의 한정식집이었다.  

 

남자들끼리 친한 친구사이고 난 부인도 두번째 보는 것이어서 분위기가 대체로 화기애애하게 흘러갔는데,

내 맘에 더 들었던 건, 랑이 자주 만나는 그 친구분이 담배를 몇년 전에 끊은 것이었다.

그 친구분이 모임을 하고 있는 회원 24명이 전엔 한사람도 안빼고 모두 다 흡연을 했었는데, 몇년 전부터 24명 전원이 모두 금연을 했다는 것이었다.  

와~ 기분 좋은 소리였다.

그 저녁자리 좋은 분위기에 맞춰 나도 술을 두잔쯤 마셨다.

자주 만나는 친구가 금연한 친구니 흠연하는 친구보다는 훨 이롭지...

술병이 계속 이어져 들어오는 동안 랑은 전처럼 가끔씩 밖에 나갔다.

홈쇼핑에서 구입한 그 가짜 담배를 피우기 위해서다.

그리고 그렇게 들락거리는 길에 언능 저녁값도 지불하고... 

역시 밥값이 거했다.^^

 


그러고 나서 그 이후의 시간 동안도 가짜 담배만 피우며 휴일을 보냈다.

보건소에 가서 금연 관리도 받을 의지를 보이고 있다.

그의 금연 성공을 위해 난 오늘 서울 갈 예정이던 것도 조금 미루었다.

서울 집 걱정으로 마음이 몹시 편치 않은데, 며칠 더 이곳에 있기로 한다. 

 

30여 년간 하루도 변치 않고 함께 해온 사랑을 끊어내기가 어디 쉬우랴..

한번도 식어본 적이 없는 그의 질긴 사랑..

에쎄, 그녀와의 이별이 쉽지 않다. 

그러나 오늘까지 한 5일 째, 잘 해내고 있는 그에게 박수를 보낸다.

홧팅!!★

 

 

 

 

 

 

 

                           
                               Big Big World  -  Emil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