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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내 마음의 풍경

부활의 기쁨, 밝은 햇빛의 축복

by 해피로즈♧ 2010. 1. 13.

       

 

 

    한동안 별일없이 잘 간다 했다.

    그래도 이번엔 좀 오래 가네.. 옆에서 그런 말 하면 쉿~ 했는데..

    그럼그렇지.. 브레이크 걸렸다.

    그분이 얼른 알아들은 거다.

    그저께 점심무렵부터 슬슬 두통이 시작되더니 시간이 지날수록 강도가 세졌다.

    새해에도 일찌감치 찾아오신 내 손님..

  지겹고 짜증나는 불청객.

 

다른 때는 체하면 두통만 있고 복통은 거의 없었는데,

이번엔 위통까지 동반했다.

지난 번 모임에서, 걸핏하면 아프단다고 퉁박을 받았었는데, 이번 달 모이기로 했던 날이 어제였건만 아예 서울도 못 갔을뿐더러,

또 같은 병이 났다.

그저 미안할 따름이다. 그치만 날도 무지 추운데 며칠 미루는 것도 좋지 않겠느냐~ 얘들아~

 

오늘도 새해 첫 모임이 있는데 거기도 불참이고...  
서울 무지무지 춥다하니 모임에 나가는 일도 그닥.. 내키지도 않는다.

몸이 부실한 상태이다보니 사진으로 보던 그 복잡한 지하철이 끔찍하다.

난 다음 달에 나가꾸마~ 즐겁게들 놀아라~

한 달 후면 강추위도 꺾이지 않으리오..

 

이틀 동안 먹은 거라곤 먹기싫은 죽 서너숟갈쯤 되려나..

안그래도 체력이 쇠하여 가고 있는 나이구마는 더 도와주고 있다.

두통을 머리 터지게 이고서 먹지도 못하고 기운없이 죽어있는 날, 하필 택배도 많이도 온다.

그 중 한 개는 밤 10시가 다 돼가는 시간에도 택배 받아보긴 처음이어서,

"이 시간에도 배달을 하시나보죠?" 했더니,

화요일날이 택배 물량이 제일 많은 날이란다. 아직도 11시 반까진 해야될 것 같다고...

참 수고들 많이 하시는구나.... 따뜻한 물이라도 한잔 드릴 걸..

택배기사님이 바쁜 발걸음으로 뛰어나가고 난 뒤에야 멀뚱히 쳐다보다가 문을 닫는다.  

 

 

대책없이 누워있노라면 맛있는 커피도 못 마시는 게 아쉽고, 아니 참 억울하고 분하고~^^

죽은 이제 먹기 싫은 음식이라 압력밥솥에 물을 잘 맞춰 고슬하게 지은 밥이 먹고 싶다. 

금연 때문에 간식거리들을 몇가지 상자에 가득 채워놨건만 그것도 맛도 못보고..C~

 

체끼에 항복하여 죽어 엎뎌 있는 시간들이 너무 아깝고 분하여,

요즘 독서량이 너무 부족한 참에 하다못해 한 두 줄 이라도 읽으려고 책 한 권 옆에 펴놨었는데,

벌써 오래 전부터 첫머리 몇 페이지에서 멈춰버린 책이다.

블로그를 할려면 책을 더 많이 읽어야 하는데, 난 완전 거꾸로 간다.

블로그로 인하여 독서량이 말도 안되게 줄어버렸다.

그럼 블로그는 내게 뭔가.. 이대로라면 내 인생에 마이너스도 될 것이다...

 

 

맥없이 쓰러져 죽이고 있던 시간 속에서 다시 펼쳐든 책 첫 머리에 이런 얘기가 있다.

 

때로 부조리하고, 하찮고, 무의미한 것투성이인 이 삶에서 추구할 것은 많지 않다. 사람들은 즐겁지 않은데도 웃고, 본질에 가닿지 않으면서도 화를 내고, 황홀하지 않은데도 새벽을 맞이한다. 가슴이 맞닿지 않는데도 관계를 맺고, 절망적이지만 밥을 먹는다. 죽음은 삶의 가장 큰 상실이 아니다. 가장 큰 상실은 우리가 살아 있는 동안 우리 안에서 어떤 것이 죽어버리는 것이다. 죽음을 눈앞에 둔 이들은 우리에게 거듭 말하고 있다. '아직 죽지 않은 사람으로 살아가지 말라'고. 죽음의 가장 큰 교훈은 바로 '삶'인 것이다.

 

현실적으로는 죽음, 그것은 인간에게 가장 큰 상실이다.

종교인들이야 그런 생각을 안하겠지만, 나는 매우 가까운 이들의 죽음을 겪으며 죽음은 내게 가장 큰 상실이었고 완전 끝이었다.

그러나 그 큰 상실보다 더 큰 상실이 있다고 한다.우리가 살아 있는 동안 우리 안에서 어떤 무엇이 죽어버리는 것..

이 말에 깊이 공감한 적이 있었다. 한 2~3년 전?

시간이 흐르며 희미해져버렸지만...

 

 

    

      창가에 환한 햇빛이 이틀 누웠다 나온 나를 축복하는 것처럼 따스하게 비쳐들었다.

      그래, 얼마나 감사한가... 하루 더 채우지 않고 이틀에 부활시켜주셔서.. 

      나는 내게 쏟아지는 축복이라도 되는 양 화사해져서 혼자 미소한다. 

      밝은 햇빛을 향하여....

 

 

 

      ♠ 아직 비실대느라 블방 마실을 잘 못 하더라도

          너무 못난 이몸의 상태를 헤아려 주시기를....

          블님들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