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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내 마음의 풍경

그대여, 이 더운 여름날 내게 복을 주시나이까..

by 해피로즈♧ 2009. 8. 8.

 

 

 

방학이라고 꽤 오래 집을 비우고 내려가 있다가 올라오니, 내 손길을 기다리는 것들이 여기저기 한도 없이 널부러져 있다.

반 달 가량 주부의 손길에서 멀어진 채, 그저 임시로 대충 어쩌다 설거지나 하고 말았을 부엌은 부엌대로 개수대의 물때라든가,

깨끗이 청소되지 못한 곳곳의 털과 먼지 등등..

또한 냉장고 안의 오래된 반찬그릇들...

 

부엌을 치우며 뒷베란다에 뭘 가지러 나갔다가는 거기서 냉큼 빠져나오지 못하고

거기 청소를 하느라 뭘 가지러 갔었는지도 잊어버리고서 대박 터진 일복에 땀을 빼고,

 

앞베란다에 나가니, 거실의 화분들 중에서 서너 개의 화분을 앞 베란다의 햇빛을 받게 해주려 내놓은 게, 

똥꼬발랄군께서 난장질을 쳐놓아 어지러운데, 그것도 애들이 치워놓은 게 그 꼴인 거다. 

난장질로 화분이 넘어져 다 쏟아졌었는지 난은 아예 살지도 못하게 해놨고,

이사할 때 부러졌던 것을 내가 애지중지 살렸던 마리안느가 새로 난 줄기 하나도 달콤이의 난장질에 넘어졌었는지 시들어 있다.

 

옮기기도 힘들고 실내 공기 정화 차원으로 그냥 거실에 두고 있는 키 큰 식물들과 중간 키의 식물 화분들이 놓인 곳 또한 엉망이다.

똥꼬발랄군이 화분에 올라가 파헤치고 거기서 용변도 봤다고 하는 말에 기가 막혔는데,

그걸 우리 아이들은 제대로 깔끔하게 잘 치워 놓는 것도 아니고 임시로 대애충 치우고 만 상태니 그 심란한 꼴이라니..

 

이눔 똥꼬발랄, 이걸 도체 어쩐대~

이눔새끼 지 엉아보다 인물도 빠지는 것이~~ 

 

무거운 화분들을 옮기며 청소할려니 힘들고 은근 짜증도 나서 똥꼬발랄을 향하여 소리를 친다.

이눔 똥꼬발랄이 한번만 그러고 지나리란 보장도 없으니 참 심란한 일이다.

 

아망이는 우리집에 첨 들어온지 사흘만에 용변을 칼같이 딱 가리드만,

달콤이녀석은 가끔씩 다른 곳에도 용변을 보는 거다.

 

에이효~~~

어제 하루는 암튼 일복에 파묻혀 땀을 쏟으며 흘러갔다. 

이런 일복은 얼마후 경주에 내려가면 거기서도 또 하루 온종일 받아야 할  축복이시다.

 

흠... 그래도 일을 끝내고 시원하게 씻은 뒤, 

맛있는 냉커피 한잔을 들고 쇼파에 앉으며 느끼는 상쾌한 기분은,

살아 있는 날의 행복이다...

일하고 땀 흘린 자가 누릴 수 있는 행복~^^

 

 

 

 

 

우리집의 똥꼬발랄 달콤군의 솜씨,

오른쪽 화분은 완전히 쏟아졌던 것을 다시 쓸어담은 상태.. ㅠㅠ 

 

달콤이의 만행은 이뿐 아닌데 걍 다 증거 인멸시키뿐지따. 

 

 

 

 

 

 지가 무슨 짓을 했는지도 모르는 그저 무식한 하룻고냥이, 우리 달콤군.

태평스럽게 귀여운 척하며 턱 괴고 누웠다.

곧 잠이나 들고 말 것이다.

우리집 말썽꾸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