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깊어가지요.
아침저녁으로 공기가 많이 싸늘해졌습니다.
벌써 단풍이 들(었)어요.
이 사진을 찍은 게 벌써 5일 전이니 지금은 좀더 빛깔이 알록달록 해졌겠지요.
포스팅을 자주 못하다보니 때 지난 사진들이 많습니다.
여긴 경주의 보문단지 입니다.
이 사진을 찍기 전날,
옛 서라벌의 천마총길을 차로 달렸었는데, 거긴 이보다 더 단풍이 들었더군요.
차에서 내려 천마총길의 아름다운 가을빛을 찍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는 상황이어서
아쉬웠습니다.
청명한 가을볕은 눈부시게 내 마음 부시게 부시게 반짝이고,
작은 바람에 몸을 흔드는 코스모스꽃에 자꾸 설레는 이 예쁜 가을날들..
이 고운빛이 바람에 휘날리고,
땅 위를 구르기 전까진...
그때까진 그래도 쓸쓸함은 미뤄질 수 있습니다.
지금은 그저 이 고운 가을빛과
시리도록 파아란 하늘빛과
산들한 가을 바람을 마음에 한껏 들여담고 즐기기만 하면 되는
그런 시간이지요.
너무 짧아서 뭔지 초조해지는 시간..
그러나..
누구는 쓸쓸함같은 거 미뤄두고 지금 예쁜 이 가을을 즐기려고 하지만,
어떤이는 이 고운 가을빛이 더 외롭고 쓸쓸해지기도 하고,
혹은 이 고운 빛이 전혀 마음에 들어오지 않기도 하지요.
그랬을 것 같습니다...
한참 젊은 푸른 나이에 세상을 버린 그(애)는..
요 며칠,
마음이 많이 아프고 안타까웠습니다.
큰아이 친구가 세상을 버린 소식에..
우리 아이는 엄마에게 그 친구의 가슴 아픈 소식을 전하며
너무 맘이 아파 우느라 말도 제대로 하지 못합니다.
얼마나 생에 애착 한 점이 없으면 아무에게도 무슨 말 한마디 남기지 않고 그렇게 가냐고,
얼마나 외롭고 쓸쓸했을까,
너무 미안하고 가여워죽겠다며
우리 아이는 한없이 흐느낍니다.
전화기를 들고 있는 나도 맘이 아파 눈물이 납니다.
이 아름다운 가을날..
이렇게 살아 있는 게 참 감사하고 행복한 일이라고,
보문의 가을길을 나와 함께 걷던 친구에게 그렇게 말하던 날,
그날 밤에 우리 큰아이는 이 슬픈 소식을 전해온 것이었지요.
젊디 젊은 그애가 홀연히 세상을 버렸습니다.
세상을 버릴만큼
생에 한 점 애착도 가질 수 없었던 그애의 외로움을 그 누가 얼마나 알 수 있을까요..
그 외로운 영혼에
따스함을 가득 담아 위로를 보냅니다.
이 위로가 부디 그 외로운 영혼에 따스하게 닿기를 바라며...♥
얘야, 너무 아깝고 아깝구나..
얼마나 외로웠던 거니..
너의 생각에 자꾸 맘이 아프다..
이런 가을길을
손잡고 함께 걸을 수 있는 다정한 친구가 있었더라면
세상을 버리는 일은 없지 않았을까...?
신이여, 놀라운 사랑으로 외로운 그의 영혼을 위로해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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