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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내 마음의 풍경

언니의 호박김치

by 해피로즈♧ 2009. 12. 8.

 

                                    택배가 왔습니다.

 

 

 

뭐야, 달콤이 너는 시방 대신택배회사 모델 서고 있는 거이냐?

 

 

 

 

 

이건 들기름인데, 들깨 한말 사서 짜면 이만큼 나오네요.

해마다 가을에 들깨를 한말씩 사서 기름을 짜먹습니다.

물론 언니가 들깨를 같이 사고, 씻어서 운반하여 기름짜다가 내게 부치는 것이지요.

내가 이 들기름에 들이는 비용은 총 4만원 정도~

(들깨 3만원였던가? 그렇고, 기름짜는 비용 7,000원~ 남는 3천원은 언니 수고비~ 

수고비 부족액은 외상~ 크크~)

 

 

 

흐미~~ 호박고구마를 또 보냈네요~

저번에 이만큼 가져다 먹었는데...

좋은 것만 골라서 보냈다는 걸 난 물론 압니다.

 

 

우리 언니,

여름이면 텃밭에서 딴 첫물 고추 장아찌를 내게 보내줍니다.

마늘쫑장아찌도 맛있게 담아 보내주고,

내가 농약 너무 많이 묻었다고 못 사먹는 깻잎을 언니는 무농약 꺳잎김치와 깻잎장아찌 담아 보내줍니다.

 

언니네 집엘 가면 인삼 대추를  달여 멕여주고 싸주고,

저번 김장 땐 녹용을 어딘가에 부탁하여 사서 달여 멕여주고 남은 건 싸주었습니다.

 

나는?

언니한테 그저 받아만 먹습니다.

언니 없으면 난 고마 쓰러집니다.

 

 

이 호박고구마, 맛이 정말 끝내줍니다.

우리 막둥 왈, 이게 진정 고구마란 말임미?

이게 어떻게 고구마란 말임미~

완전 환상 고구마다~~~~

ㅋㅋㅋ

 

 

 

 

 

우리 큰 고모가 술 좋아하시던 고모부께서 아까운 나이에 돌아가시고 나서,

혼자 그냥 가만가만 사시다가... (고모부는 공무원이셨었고)

친정 쪽 어딘가에 땅을 사서 이사오신 게 몇 년 전 입니다.

난 고모와 거의 내왕을 안하고 지내서 자세히는 모르고, 고모의 근황을 언니의 얘기로만 대충 조금 듣는 정도로 지내왔지요. 

고모가 그곳에 무농약 유기농 고구마 농사를 지어 가을에 그 호박고구마가 그야말로 불티나게 금세 팔려나갔다는 소식을 듣게 됩니다.

나도 한 박스씩 두 번이던가 택배시켜먹은 적 있는데, 가격이 비쌌지요.

근데 정말 고품질의 무지 맛있는 호박 고구마였어요.

 

그렇게 고구마 농사를 몇 해를 지으신지는 잘 모르겠는데, 

올해는 힘들다고 안하시고 땅을 그냥 놀리셨다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그 땅이 좋은 것 같아 언니가 올해 고모네 밭 두어 두둑에 고구마를 조금 심었다고 하더니, 사과상자로 두 박스 쯤 수확 했다고 하였는데

고구마 맛이 역시 막둥 말대로 환상입니다.

우리 세 모녀는 먹을 때마다 탄성을 질러댑니다. 

 

  

 

 

               

                 언니네 시장 본 것을 나누어 보냈네요~ ㅎㅎ                                             반을 나누어 보낸 것 같습니다.^^

 

 

 

호박김치를 얼마나 담았길래 이렇게 많이 보낸거여~

김장 끝나고 혼자 이걸 또 담느라  힘들었겠구마는... 

 

  

 

 

늙은 호박을 썰어넣고 배추와 함께 담는 것이지요.

익으면 들기름 넣고 지져먹습니다.

옛날 우리 친정에서 김장 때마다 항상 웬만한 큰 독으로 두 세 독씩(우리 엄마랑 할머니는 두 세 바탱이라는 말을 쓰셨었음) 담아놓고

겨우내 멸치 넣고 들기름 넣고 지져먹었었습니다.

맛이? 먹을만 합니다.

취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겨울마다 먹어온 우리 식구들은 맛있게 먹는 반찬이었지요.

 

이걸 또 어디다 옮겨 담나...

그러다가 싱크대 수납장 속을 머리 찧어가며 뒤져 김치통을 찾아냈습니다.

 

 

 

 

 김치통에 옮겨 담으면서 김치가 무지 보암직, 먹음직 하여 한 잎 떼어 먹어보니

익혀서 지져먹기 전, 지금 먹어도 아주 맛이 있네요.

 그래서 배추 한쪽을 꺼내 쭉쭉 손으로 찢어 밥상에 놨더니,

두 아이들도 맛있다고, 배추 한쪽 낸 것을 셋이 다 먹어치웠습니다.

 

 

 

 

익은 김치보다 설은 김치를 좋아해서 얼른 김냉에 자리를 만들어 집어 넣고

고구마를 씻어 구웠습니다.

 

 

 음~~~ 호박고구마,

맛이 정말 환상입니다!!

 

 호박김치랑 호박고구마랑 같이 먹는 맛이,

우리 큰아이 왈,

"엄마! 완전 죽여줘요~~"

 

 

친정엄마같은 우리 언냐 덕분에 이렇게 또 맛난 호박김치를 먹습니다.

무농약 재료로 담은 건강한 호박김치를...

 

호박김치를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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