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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Love Cats

우리집 꼴통냥이가 소파 밑에서 6시간 동안 못 나와요~

by 해피로즈♧ 2011. 1. 13.

 

 

 

 

 

 

알람 소리에 잠을 깨고 거실로 나오니 웬일로 아망이만 방문 앞에 오두마니 앉아 내가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다른 때같으면 달콤이가 더 안방 문에 바짝 붙어 앉아 에영~ 에영~ 못견디게 울어대는데 말이지요.

아직 잠이 덕지덕지 붙어있는 눈을 억지로 뜨며 녀석들 밥그릇 앞에 가서 앉아 밥을 주는데 역시 아망이만 냥냥 거리며 내 다리에 부비부비 좋아서 난립니다.

그때까지도 그냥 건성으로 달콤녀석이 웬일이야.. 어딨어... 하며 식탁 밑을 홀낏 들여다보니 녀석이 왜 그러는지 거기서 웅크리고 앉아있네요.

 

주방으로 가기 전에 화장실로 들어가 손을 씻고 나와도 웬일인지 달콤녀석이 식탁 밑에서 안 나오고..

그 때 순간적으로 현관쪽을 쳐다보며 불안감이 엄습합니다.

아아, 내가 미쳐 미쳐~~

 

현관 옆에 내 가방이 놓여있습니다.

열려 있습니다. 흐어어~~

 

 

 

 

조심을 안한 내 불찰로 위탈이 나서 이틀을 거의 누워 있다가 어제 저녁 모임에 나갔었는데,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오랜만에 눈 위에 옹크리고 있는 길고양이를 보게 되었었어요.

어? 아가~

처음 보는 아인데 그저 괜히 반가워서 나도 모르게 나온 소리와 동시에 한 5~6개월쯤 되어보이는 길고양이가 잽싸게 주차되어 있는 차 밑으로 숨어버립니다.

우리집에서 좀 떨어진 곳이었는데, 어찌 그리 눈위에 앉아 있는지 내 마음이 시립니다.

고양이가 들어간 차 밑을 들여다 보는데, 그 앞에 주차돼 있는 차가 시동이 걸린 채 어둔 차 안에 누군가 앉아있는 듯 하여 그냥 집으로 들어옵니다.

그리고는 현관에서 신발을 벗지 않은 채 가방을 현관 앞에 내려 놓고 막둥이더러 고양이 사료좀 가져다 달라 하여 사료통을 들고 나가 그동안 주던 곳에 사료를 부어 놓고 아까 그 고양이가 있던 곳까지 가봤지만 보이질 않습니다.    

시동이 걸려있던 그 차는 아직도 여전히 시동이 걸린 채로, 지나가면서 안을 홀낏 쳐다보니 젊은 남녀가 서로 웃고 밀치고 사랑놀음을 하는 듯.. 

주변에 사료를 좀 부어놓고 싶은데 모두 눈이 쌓여있고..

 

하필 그 시동 걸려있는 차가 아까 차밑으로 숨은 고양이쪽을 향하고 있어서, 마땅한 밥 줄 곳을 못찾고 헤매고 있으려니 그 고양이가 그새 다른 차 밑에서 나와 우리집 반대편 쪽으로 달아나네요.. 안타까운 마음..

마땅치는 않지만 그 고양이가 다시 찾아와서 먹길 바라며 나중에 숨었던 곳에 사료를 부어놓고 집에 들어와

현관 앞의 가방을 거들떠 보지도 않은 채 그대로 아침까지 거기 두었었으니... 아흑~

 

가방이 열려 있지 않았다면 그 안에 오줌 싸진 못했을 텐데,

어젯밤 사료통 들고 나가면서, 다시 들어올 때 전자키 번호 누르기 귀찮아서(번호를 너무 길게 해놔서) 한번 갖다 대면 차륵~ 열리는 열쇠를 가방 주머니에서 꺼내갖고 나가느라고 열었던 그 상태로 밤새 거기 그대로 있다가 우리 꼴통녀석의 화장실이 되었습니다.

 

아이고~ 이 꼴통스끼 땜에 내가 미친다 정말~

 

그 소릴 하며 가방을 집어 드는 순간, 우리집 꼴통은 내 눈치를 보며 슬금슬금 식탁 밑에서 나오더니 소파 밑으로 줄행랑을 칩니다.

 

 

 

 

이 꼴통새끼 너 이리 안 나와?

 

 

 

 

 

너 이 새키 아주 처맞아야 돼~

이 바보 꼴통새끼~

 

 

 

 

 

그래 이 시꺄~

그럼 거기서 나오지마~

종일 굶어봐라 시꺄~

 

 

 

 

 

 

 

 

 

 

돼애따 이 자식아~

이구~ 속 터져~~

 

 

 

 

 

아이공~ 내 가방이야~

이 가방, 쩐 좀 준 가방이거든요..

그래도 쪼금 다행히..

가방 안에 있던 손수건이랑 몇 장의 티슈가 오줌을 웬만큼 흡수해 놔서 다른 물건들의 피해가 적더군요.

가방 안감을 들어내 세면기에서 비누로 북적북적 빨았습니다.

이른 새벽부터 오줌 묻은 가방 빨기라니... 내 팔자야~

 

 

 

아니 거기 오줌싼 게 잘못한 것인 줄 아는 녀석이니 소파 밑으로 달아나 숨는 것일텐데

어찌 번번이 그러는지...

 

 

 

지금 이 시간까지 소파 밑에서 안나오네요..

배고플텐데 말입니다.

 

 

가끔씩 들여다볼 때마다 이러고 있더군요.

 

 

 

나가면 내 궁뎅이 한바탕 불 날텐데...

 

 

 

 

걍 몇 대 맞아주고

밥 먹을까..

 

 

 

 

아냐.. 참아보자..

 

 

 

 

아음~~

졸려~~

한숨 자고 일나면

엄마가 화가 풀려서

달콤아 이리 나와 밥 먹어~ 하고 부르겠지 머~

 

 

 

 

 

 

 

 

 

 

 

이리 나와 이눔아,

밥무야지~

 

 

 

 

 

 

 

 

 

 

 

 

 

*^^*

오랜만에 베스트 됐어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