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우유'로 불리는 굴이 살이 오르는 계절이다.
피로가 쌓인 지친 몸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하여
굴국을 끓였다.
먼저 멸치 다시물에 무우를 썰어 넣고 끓여 익히는데,
2천 5백원 주고 중간 크기로 한 개 사온 무가 반 이상이 썩어있어서 성한 곳으로 발라내 썰어넣느라고 괜히 시간을 잡아먹었다.
<통영 굴>
굴은 소금물에 씻어서 잔껍질이 없도록 한 다음 채반에 받쳐 흐르는 물에 행구어 놓았다.
맹물에 씻으면 몸이 풀어지고 단맛이 빠져나가 민숭민숭하게 되고 수용성 영양분도 손실된다.
표고버섯도 불려놓고,
몇 개 남아있던 느타리버섯과 냉동실 어느 구석에 박혀 있던 민물새우도 찾아내어 행구어 놓고,
마늘과 생강 약간, 대파 한 대 준비.
무가 다 익은 다음 이 재료들을 넣고 끓였다.
조선간장으로 간을 했는데, 조금 부족한 간은 소금으로 마저 맞췄다.
음~ 끝내주는 맛~^^*
해피로즈의 굴국.
특히 저 민물새우가 훌륭한 국물맛을 만들어 준다.
굴은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고대 로마의 황제들이 굴을 즐겨 먹었다는 기록이 있고,
17세기 프랑스 루이 14세 때는 파리 시내에 굴 판매점이 2천 곳이나 있었다고 하며,
나폴레옹은 치열한 전투현장에서도 식탁에 굴이 올라야 비로소 식사를 했다고 한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세계인의 식탁에서 사랑받고 있는 굴은 소화 흡수율이 높기 때문에
어린이나 노약자에게 부담을 주지 않고, 환자의 체력 회복에도 좋은 완전식품이다.
각종 비타민과 철분, 요오드, 칼슘, 망간 등의 무기질이 풍부해서 겨울철 부족하기 쉬운 비타민과 미네랄을 충분히 보충할 수 있는 영양식이다.
또한 굴의 당질은 대부분이 글리코겐인데, ‘동물성 녹말’이라고 부를 만큼 소화흡수가 빨라 칼로리로 금방 변하기 때문에 지친 몸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굴을 먹어라. 그러면 오래 사랑하리라(Eat Oysters, Love Longer)’라는 서양 속담이 있다.
굴에는 글리코겐과 아연이 많이 들어 있어 예로부터 최고의 ‘천연 정력제’로 각광을 받아왔다.
글리코겐은 에너지원이며 아연은 정액을 구성하는 주요 성분 중의 하나이므로 굴을 먹으면 에너지가 넘치고
테스토스테론이라는 남성호르몬이 활성화되면서 섹스 시간을 연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희대의 바람둥이 카사노바는 여자들을 유혹할 때 굴을 먹었다고 하며, 고대 로마 황제들도 스태미너 식으로 굴을 즐겼을 만큼 ‘사랑의 묘약’으로 대접받았다.
이런 이유로 고대 유대인 등 금욕생활을 하는 사람에게 굴은 금기 식품이기도 했다.
또한 굴에는 멜라닌 색소를 분해하는 성분과 비타민 A가 풍부해서 피부를 희고 곱게 만들어준다.
《동의보감》에서도 “굴은 바다에서 나는 음식 중 가장 귀한 것이며 먹으면 향기롭고 피부를 아름답게 하며 안색을 좋게 한다”고 기록돼 있다.
“배 타는 어부의 딸은 얼굴이 까맣고, 굴 따는 어부의 딸은 하얗다”는 옛말이 있을만큼 하얀 피부를 원하는 사람에게 굴은 효과적인 식품이다.
또한 빈혈로 고생하는 여성들에게도 반가운 식품이다.
조혈효능이 있는 철분, 아연, 인, 칼슘이 고루 들어 있어 피로회복에도 효과적이다.
단지 콜레스테롤이 많다는 이유로 굴을 외면하는 사람도 적지 않은데, 물론 굴은 돼지고기나 마요네즈보다 콜레스테롤 함량이 많은 것이 사실이지만,
몸에 이로운 단백질 식품들이 거의 그렇듯 굴에 있는 콜레스테롤은 불포화지방산이다.
즉 동맥경화증을 유발하는 포화지방산과는 다르다. 오히려 굴은 약알칼리성 식품이라서 피를 맑게 해준다.
그러나 굴의 높은 영양과 맛에도 불구하고 아무 때나 함부로 먹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보리가 피면 굴을 먹지 말라’고 했고, 영국에는 ‘R자가 없는 달(5∼8월)에는 굴을 먹지 말라’는 속담이 전해진다.
싱싱함을 생명으로 하는 굴은 그만큼 상하기 쉽기 때문에 날씨가 따뜻하면 쉽게 부패한다는 말이다.
5∼8월은 산란기이기도 하지만 ‘베네르빈’이란 독성분이 나와 식중독의 염려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 굴에는 수분이 많아 식중독 균이 번식하기에 좋으며 자가 효소를 많이 함유하고 있어 시간이 지나면 성분 변화를 일으켜 맛이 금세 변한다는 단점도 있다.
이럴 때 레몬즙을 사용하면 굴의 부패를 어느 정도 막을 수 있다. 레몬의 강한 신맛이 굴의 나쁜 냄새를 제거해주며, 레몬에 함유된 구연산이 강력한 살균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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