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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Love Cats

아망이, 이사 온 집 접수하기

by 해피로즈♧ 2008. 12. 11.

 

이사를 하며 나는 몹시 힘들고, 불행했고,

아망이는 바뀌는 환경에 스트레스를 받았을 것이다.

 

내가 이사를 원래 하기로 한 날에서 5일 일찍 하게 되었었는데, 그건 아망이 때문이었다.

이사하기로 한 날이 평일이라 우리 작은애가 학교에 가고 나 혼자서 아망이까지 챙기며 이사하기가 어려워 이사 들어갈 집이 마침 비어있는 상태라서  아망이를 맡을 수 있는 작은애가 학교에 안가는 휴일에 이사하느라 5일 앞당겨 했다.

 

이사하던 날,

아망이는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안방에서 나와 함께 자고 아침 일찍 일어나 거실로 나가서 사료를 몇알이나 먹었을까, 그러고는 딴짓하며 돌아다니다가  이삿짐센터에서 들이닥치는 바람에 용변을 보지 못한 채 그길로 이동장에 들어가게 됐는데, 수시로 이동장에 먹이를 넣어주어도, 그리고 이사하는 집으로 먼저 들어와 이삿짐이 집안으로 들어오기 전에 이동장 문을 열어주고 거실로 나오도록 해놓고 먹이를 주어도 통 먹지를 못했다.

아침 8시부터 시작하기로 했던 이사가 이삿짐 센터 기사가 길을 못찾으며 시간이 30분 지체된 데다, 새로 이사하는 집이 일반사다리로는 짐을 올릴 수 없는 아주 까다로운 환경으로 스카이 사다린지 뭔지 하는 걸로 이래저래 시간이 많이 지체되는 바람에 오후 5시도 훨씬 넘어 이삿짐센터 사람들이 돌아갔던가..

그들이 간 후에도 여전히 위축된 몸짓으로 아무것도 못 먹고 용변도 못 보고 하여 여간 안타깝고 신경이 쓰이는 게 아니었다.

나중에 간식을 조금 주니 그래도 그건 받아먹어서 그나마 맘이 놓였는데, 용변은 끝내 한번도 보질 못한 채 자게 되었다.

그래서 다음날 아침 일찍 용변을 볼까싶어 계속 살피며 일했는데, 점심 때쯤인가, 잠깐 못보는 사이 화장실 변기 옆 구석진 쪽에 대소변을 봐놓은 것이었다. 치우기 편한 변기 앞쪽 훤한 곳에 용변 자릴 잡으면 좋으련만..

 

새로 옮긴 집이라 구조가 다르니 아망이도 스트레스가 클 것이다.

전에 살던 집에선 거실 화장실을 아예 아망이한테 내주고, 우리들은 안방 화장실을 썼었다.

그래야 언제나 물기 하나 없이 보송보송하고 깨끗하게 관리되어 있는 화장실을 아망이가 이용할 수 있으니...

아망이가 깨끗한 화장실을 이용해야 우리가 깨끗하고 위생적인 집에서 지낼 수 있으므로.. 

식구가 많은 것도 아니어서 그렇게 해도 불편이 하나도 없었다.

 

새로 이사온 집에선 내 희망대로라면 아망이가 안방 화장실을 이용했으면 싶은데.. 그건, 이집은 안방 화장실이 샤워부스도 없고 또 작은 창문이 있어서 겨울엔 추울 것이므로 불편했다.

그러니 잠깐 일을 보고 나오는 아망이가 그곳을 쓰고, 거실 화장실을 우리가 맘대로 쓰면 좋을텐데, 

이삿짐 정리를 하는 과정에서, 수납 공간의 부족으로 어디 넣을 데가 마땅찮은 짐의 일부가 안방화장실에까지 아무렇게나 쌓여있게 되는 바람에 아망이가 용변 볼 곳을 안방화장실로 유도할 수 없는 상태였다.   

그리하여 여기서도 거실 화장실에다 용변 자리를 잡아버렸으니 할 수 없어졌고, 그래도 변기 안쪽 구석보다는 훤하고 넓은 쪽에다 용변을 봐주기를 바라면서 여러번을 따라다니며 길을 들일려고 애를 썼다.   

변기 구석쪽에서 용변 볼 때 보니까 발에 소변이 질펀하게 묻는 방향으로 자세를 잡고서 일을 보고 있었다.

그렇게 늘 용변을 보게할 수는 없었다. 그 소변 묻은 발로 거실로 나올 것이니...

 

그래서 변기 안쪽 구석에 못가게 그곳에 물건들을 죽~ 채워놓았다.

그래놓으니 그곳에 쉬를 못하고서 쉬할 곳을 찾느라 킁킁 제 용변 냄새를 찾다가는 그냥 나와버리곤 하며 종일 용변을 안(못)보는 것이었다. 

냥이가 용변을 참 오래 참는구나..  이번에 알게 됐다.  

 

그러면서 며칠 동안을 아망이는 용변을 하루에 한번씩만 보며 지냈다.

아침에 용변을 보고서 종일 안봤는데 그대로 자게 할 수 없어서, 밤늦도록 짐정리로 피곤에 절은 몸을 화장실에 쪼그리고서 아망이 쉬하게 할려고 기다리곤 했던 게 몇날이었는지...

어떤 땐 다행히도 누고 잤지만 어떤 땐 끝내 안누고 자고는 아침에 작은애가 씻고 있을  때 욕실 문 앞에서 울며 앉아있는 것을, 이것이 용변이 마려워서 그러나 하며 들여보내주면 아직 물기를 제거해주기 전의, 물이 벙벙한 욕실 바닥에서, 이제는 내가 원하는 곳, 배수구에 대고 오래 참았던 용변을 많이 보기도 했다.

저것이 용변을 너무 오래 참아 병이 되면 어쩌나 걱정을 많이 했었는데, 몇날이 지나 이제는 비로소 리듬이 잡힌 것 같다.

 

 

 

오줌줄기가 배수구막에 뚫려있는 그 작은 구멍으로 명중돼 들어갈 때도 있다.ㅎㅎ

 

 

아망이가 참았던 똥을 많이 누고, 참았던 오줌을 오래 누고 나면

나는 기분이 좋아지곤 했다.

내 속이 후련해지며 가벼워지곤 했었던 이사후의 몇 날들.....^^

 

이제 용변 자릴 잘 잡았으니 아망이는 새로 이사한 이 집을 무사히 잘 접수한 것이다.

마음이 한결 가볍다.

 

 

 

 

 

 

 

새 집에 잘 적응한 우리 아망이,

아이들이 놀이동산같은 데서 머리에 꽂던

동물의 귀모양 핀을 참 오랫동안도 사랑한다.

그걸 가지고 놀다가 잠시 쉬고있는(^^) 모습~

 

방은 모두 구조가 다르고 가구 놓인 것도 전과 다르지만

거실은 넓이만 좁아졌을 뿐 구조가 전과 거의 비슷해서 늘 보아온 똑같은 가구들로 아망이가 덜 낯설었을 것 같다.

 

 

 

 

안쓰는 아이들 작은 의자방석을 버릴려다

아망이가 커버도 안씌운 침대에 올라가 있곤 하기에 거기 올려놨더니

작은 방석을 잘도 애용한다.

  

 

내가 큰아이의 빈 방에서 컴터를 하고 있으면 옆에서 이러고 있다.

그러다 금세 잠들지만... 

 

 

 

늘 사랑스럽고 내게 웃음을 주는 우리 아망이,

나의 위안...

나의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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