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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Love Cats

고추화분 옆 까만 고양이의 의문사

by 해피로즈♧ 2013. 11. 19.







어제는 찬바람이 많이 불고,

그 바람에 이리저리로 정처없이 마구 휩쓸려다니고 공중에 떠도는 낙엽들로 매우 어지러운 거리의 풍경이

나이 먹은 아줌의 심경을 더욱 스산하게 만들었지요.


그 스산한 심경 속으로 바람에 흩날리는 낙엽처럼 자꾸 끼여드는

급식소 주변의 한 고양이의 의문사..


그 고양이는 어떤 고양이이고 왜 거기에 죽어 있었을까..



평일 바쁘게 지내다가 주말 휴일은 좀 편안 느긋하게 쉬면 좋을텐데,

이상하게 주말 휴일은 잡다한 집안일로 더 고단하게 지내게 됩니다.

그 집안 일 중엔 한 두 세 시간 쯤 텃밭에 갔다오는 일도 들어 있는데,

그동안 텃밭엘 자주 많이 갔던 건 아니지만, 

가서 나는 겨우 두 사람 먹을 양밖에 안되는 상추 잎 좀 따고, 

몇 개 달린 토마토 따오는 일이 고작인데도

두 세 시간은 후딱 지나가고, 그것도 일이라고 허리도 아프더군요.


하긴 그것으로 끝나지 않고, 집으로 돌아와 계속 종종 거리며 집안 일을 하게 되니

서울서 혼자 지내게 되면 나혼자 맘대로 뒹굴거리는 휴일과는 거리가 먼 경주의 생활입니다.

블로그 할 시간도 없을 정도로..^^



지난 일요일은 이제 날도 추워지는 때라 텃밭에 심어져 있던 무우를 반쯤은 남겨놓고 

이뻐보이는 것으로 골라 몇 개 뽑아가지고 왔어요.

그 중에 몇 개를 3층 두 자매 할머니댁에 대파 몇 뿌리와 함께 가져다 드렸는데,

(이 두 자매 할머니는 전에 백설공주님이 입양해 가신 킹, 골드를 위해 작은 방을 내주셨던 그분들)

거기서 작은 할머님한테 나쁜 소식을 듣게 되었습니다.


급식소 옆으로 그 두 자매 할머님이 가꾸시는 고추화분이 여러 개 나란히 놓여있는데,

그 화분 옆에 고양이 한마리가 죽어 있더라는 것이었지요.

그럼 이 급식소에 밥 먹으러 다니는 고양이일 텐데, 어떤 아이가 어찌 그렇게 거기에 죽어 있었던 건지..


매우 놀라서 어떻게 생긴 아이더냐고 물으니 까만 아이라고..

그래서 아지 엄마에게 (이곳 캣맘님을 그렇게 부르시는 모양) 연락하고는 수건으로 아이를 수습하여 봉지에 담아

캣맘님이 데려다 놓아달라는 곳에 데려다 놓았다고 하시는 것이었어요.

캣맘님은 아이를 묻어주고..


아이가 왜 그곳에 죽어 있었을까 하는 의문이 머릿속을 떠나질 않고..

그 아이가 어떤 고양이이든 마음이 몹시 안좋은 건 마찬가지지만

혹시 내가 자주 보아온 그 아이인가..

내가 "너 참 멋지구나~" 하며 인사를 건네곤 했던 턱시도냥이인가 싶은 안타까운 마음..






급식소 옆으로 두 자매 할머니께서 가꾸시는 고추화분이 이렇게 있어요.

이건 물론 여름날 풍경이지요.


이곳에 까만 고양이가 그리 되어 있었다는데,

아이가 아파서 그리 된 것이면 사람들이 안보이는 곳으로 숨어들어가서 그리 되었을 텐데..

혹 사람한테 해를 당한 건 아닌지..







급식소에 밥 먹으러 다니는 아이,

옷을 아주 근사하게 빼입은 멋진 턱시도냥이지요.

이 아이가 그리 된건지 다른 아이인지 아직 아무것도 알 수 없어요.







급식소에서 자주 보다보니 매우 친근해져 있었어요.(나혼자)







그야말로 차도냥이 분위기면서도







 요러고 날 쳐다보고 있으면 참 귀여워서 미소를 짓게 만드는..




얘야, 니가 잘못된 거 아니지?





블로그를 잘 못 하다보니 밀린 지난 얘기들을 하게 될 때가 많다고 지난번에도 썼었는데요,

제가 집 앞에 이 급식소를 차려 놓은 동에서 집에 문제가 생겨 다른 동으로 집을 옮겼어요.

많이 멀어진 건 아니지만, 옮기기 전엔 바로 집 앞에 차렸던 급식소였으니 어떤 때는 아주 늦은 한밤중에도 밥을 주러 나가기도 했던 곳인데,

집을 옮겨서 두 동을 건너는 거리가 되고보니 전에 자주 볼 수 있었던 이 급식소 단골손님들을 전처럼 그럴 수는 없게 되어

어떤 아이가 그 고추화분 옆에서 그렇게 죽었는지 쉽게 알 수가 없고 참 안타깝습니다.







이 아이도 고양이정원과 집앞 급식소에서 자주 눈에 띄던 까만 옷의 아이..






이 청소년냥이가 자라서 바로 윗 사진의 고양이가 된 것 같아요.. (코밑 까만 사각 점이..)



이 턱시도냥이, 요만할 때 참 이뻤는데...







급식소로 밥 먹으러 왔다가 경계를 하며 몇 발자국 달아나는 듯 하다가 멈춰 앉아서 저러고 쳐다보면

정말 귀엽고 사랑스러웠지요.








이건 지난 여름 어느날 만났던 모습인데..



얘야, 너도 살아있는 거지?




내가 집 가까운 주변에서 자주 보아온 까만 고양이는 이 둘인데..

이 두 아이들 모두 앞으로도 내 눈에 띄어주기를...


그리고 어떤 죽음이든 다 안타깝지만,

그래도.. 사람한테 해를 당한 것은 아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