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깽이가 남긴 밥 먹다가 식겁한 아저씨냥이들
아깽이가 먹는 밥은 아망&달콤이가 먹는 밥과 당근 다르지요.
아깽이가 우리집에 온 날,
친구가 아깽이와 함께 건네준 사료는 애묘용 사료가 아니고,
생후 4개월부터 먹이는 자묘용 사료더라구요.
그것도 겨우 일회용짜리..
거의 강제로 데려다 놓고 가면서 말이야.. 흠..
거기다 물까지 부어놔서..
우리집에 온 뒤 배고파할 때 한번 조금 먹인 뒤
몇 알 남은 거는 쓰레기통에 버려뿌고
우리 큰아이더러 얼른 동물병원에 들러 베이비캣 사료를 사오라고 했지요.
저번에도 썼었지만 아기냥이는 큰아이가 사가지고 들어온 애묘용 사료를
아웅아웅앙~ 귀여운 소리를 내며 아주 맛있게 냠냠~
그런데 아깽이가 맛있게 먹고서 남기면,
아망이,달콤이 이 어른고냥이들이 꼭 애기가 남긴 밥을 먹어요.
전에 달콤이가 아깽이로 들어왔을 때도 아망이가 아깽이 밥을 자꾸 먹고,
달콤이는 또 쪼끄만 애기 주제에 성묘용 사료 그릇에 자꾸 가서 먹고 그랬었어요.
아기고양이를 병원에 데려가 기본 검사를 하고,
내외기생충약과 항생제를 처방 받아왔다는 얘길 했었지요.
그걸 먹이는 게 몹시 신경이 쓰였어요.
고양이에게 먹이는 약이 대체로 무지 쓴 모양이더라구요..
우리 큰아이가 고양이 약을 참 잘 먹이는데,
그래도 그게 쉬운 일이 아니에요.
더구나 아주 어린 애기는 또 더 어떨지 모르고..
우리는 당연히 주사기로 먹일 생각인데, 의사쌤이 밥이랑 섞어주라고..
밥이랑 섞어주면 고양이가 그 밥을 잘 먹나.. 으이고 참내..
그래도 그렇게 한번 시도라도 해보자 하고 아기냥이 사료에 약을 섞어서 줘봤어요.
첨엔 약 묻은 걸 금세 알아차리지 못하는지 의외로 몇 입을 먹더군요.
그러다가 아니나다를까 식사 중단..
그리고서 다른 곳으로 뽈뽈거리고 가니
애기가 남긴 밥을 먹으러 달콤이가 먼저 왔습니다.
애기는 그래도 몇 입 먹었는데,
달콤이는 첫번 입을 대자마자
욱!
몹시 놀라는 몸짓으로 멈칫한 뒤 곧바로 현관쪽으로 마구 달려가시네요.
그리고는 입을 뿍쩍뿍쩍뿍쩍~~~
거품이 잔뜩 매달리고..
심상찮은 기운을 느끼는 순간
왈칵왈칵 구토를..
응? 뚱뚱아지찌 왜그대?
방금 아망이와 함께 먹은 밥을 몽땅 다 토해냅니다.
한두번 토하는 게 아니고,
거실 여기저기 마구 돌아다니며 몇 차례에 걸쳐 위액까지 다 토해내요.
여러 군데에 토해놓은 걸 한바탕 다 치우고 났는데,
그 사이 아망이도 아깽이 밥그릇에 가서 맛을 보셨는지..
아망이도 거실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우엑우엑 몇번을 토하시네요..
아이거~~ 이시끼들 참..
일을 시키네 일을 시켜~
나도 녀석들의 토사물을 한바탕 치우고 닦아대느라 일스러웠지만,
이 녀석들 전처럼 애기밥이 맛있는 밥이라고 아무 거리낌없이 입을 댔다가
매우 놀라고 토하느라 힘들었지요.
아주 혼쭐이 났습니다.^&^
ㅋㅋㅋ~
맘마 이상해!
맘마 먹기 시저~
배가 고프니 밥그릇에 다가오지만 약 섞은 그 밥인 걸 보고 다시는 안먹고,
보채는 듯한 소리를 조그맣게 냅니다.
그래서 약섞은 밥은 비우고 새로 밥을 주니 당근 맛나게 잘 드시지요.
아저씨냥이들은 입을 한번 대자마자 마구 거품 물고 토하셨는데,
아기냥이는 몇 입 드셨는데도 웬일로 토하지는 않더군요.
먹었으니 또 한숨 자야지..^^
그 뒤로는 아기냥이가 밥을 남겨도
우리 두 성묘들께서는 절대로 애기가 남긴 밥을 탐하지 않았다는 전설이.. ㅋㅎ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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