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의 병이 전염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이렇게 병이 들 줄은 몰랐습니다.
깊은 병이 드는 줄도 모르고 그냥 희희덕거리며 살았어요.
저의 병 얘기를 할려면 우리 아망이 얘기부터 해야겠지요.
제 병은 아망이녀석에게서 유발되었으니까요.
아망이는 제가 몇번이나 얘기했듯이 우리집 명품고양이입니다.
길출신 똥고냥이 치고 외모가 수려하고 똑똑하고 아주 럭셔뤼합니다.
게다가 나를 힘들게 하는 법이 없는 모범생에 우등생이기까지 한거지요.
아망이 하나만 키울 땐 고양이는 다 그런 줄 알았습니다.
우리 집 왕꼴통냥이 달콤이가 들어오기 전까진 고양이라고 생긴 녀석들은 모두 우리 아망이같은 줄 알았던 겁니다.
웬걸...
달콤이가 저의 고양이에 대한 오해를 쨍그랑그랑~~~ 깨뜨려주더군요.
아망이하고 완전 다른 겁니다.
우등생도 아니고, 모범생과도 거리가 멀고,
가끔씩 눈 똑바로 뜨고 대들기도 하고.. 참내.. 짜식이~
달콤이가 아주 어린 애기로 우리집에 들어왔을 때, 다른 집에 한번 갔다오고, (정확하게 헤아린다면 두 번)
그러는 과정에서 혼돈을 겪고,
또.. 결국은 우리집에 자리를 잡기까지 화장실 사용에 이랬다 저랬다 혼란을 겪는 바람에 오줌 가리는 데 문제가 생긴 건 있습니다.
암튼 달콤이 오줌 말썽으로 그동안 집사가 아망이에게서는 한번도 겪어보지 않은 일들을 겪으며 지내왔지요..
많이 좋아진 듯 한데도, 요즘도 가끔씩 일을 저지릅니다.
눈부신날엔님 말대로 지금은 소변을 못 가리는 게 아니고 안 가리는 겁니다.
엊그제 저의 가방 안에 쉬를 싸질러 놓은 것으로 끝일까요?
그럴리가 없지요.
이 녀석이 제가 함께 있을 땐 별로 일을 저지르지 않습니다.
쉬가 마려울 때 얼른 화장실 들어가서 일을 보고나오는 아망이 같지 않고,
쉬가 마려우면 에영~에영~ 울면서 집안을 돌아다닙니다.
이 녀석은 에영~ 에영~ 하고 곧잘 울어요.
"하늘을 달려라"님이 아망이와 달콤이가 에영 에영 하고 우는 줄 아시는데, 우리 아망이는 한번도 에영~ 에영~ 하고 운 적이 없어요.^^
우리 아망이는 목소리도 미성이어서 아주 예쁜 소리로 웁니다. ㅎㅎ
그렇다고 달콤이의 에영~예영~ 소리가 안 예쁘단 건 아니에요.
귀엽습니다.
오늘 이야기가 너무 길어지네요.
길면 다 읽혀지지도 않는데.. ㅋㅋ
우리 달콤이가 어젯밤엔지, 오늘 새벽엔지 양파에다가 오줌을 싸셨습니다.
저의 집 작은 방 하나를 거의 창고 비슷하게 쓰고 있는데, 마트에서 양파 한자루 사다가 비닐봉다리 째 그 방에 들여다 놓았었지요.
베란다는 요즘 날씨가 너무 추우니 얼더라구요.
그래서 드나들기 더 쉬운 그 방에다 양파를 들여놨었습니다.
오늘 아침 양파를 쓸려고 새로 사다 놓은 양파 자루 끈을 푸는데 웬 물기가 있는 거예요.
아니 도대체 이게 무슨 물이야..
중얼거리다가.. 아윽~ 이 꼴통새끼~ 비명을 지릅니다.
양파자루 담긴 비닐봉지에 오줌이 고여있는 거지요.
이 꼴통자식이 오줌으로 양파를 절여놨네요 글쎄..
몇 시간을 절인 건지 알 도리도 없고...
참 별 희한한 꼴을 다 보고 삽니다.
그래서....
꼴통군 달콤이가 밉냐구요?
이렇게 귀여운시끼가 어떻게 미워요, 어떻게~~
저는 병자예요.
불치병에 걸렸습니다.
우리 아망이,달콤이 사랑하는 병요~
치료가 절대 불가능하답니다.
치료하고 싶은 맘이 하나도 없는 병이지요.
병에 걸려서도 행복한,
아니,
걸려서 행복한,
고냥이사랑병인걸요~
이 사랑균을 전염시키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