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내 마음의 풍경

한 해 끄트머리에서 받은 정겨운 선물,

해피로즈♧ 2010. 12. 30. 13:01

 

 

 

 

 

 

 

어젯밤에 또 눈이 내린다는 예보대로 눈이 더 내려 쌓였네요.

방학을 했지만 여전히 보충수업 하러 학교에 가는 막둥이 뒷꼭지를 따라 밖을 내다보니

종종종종~ 귀엽게 찍혀있던, 그러나 애처로운 맘이 들던 고양이 발자국 위에 눈이 더 내려 쌓여

발자국이 살짝 흔적만 보입니다.

눈이 다시 더 내려쌓인 뒤로는 나다니지 않은 듯...

밥이 있는 곳을 아는 녀석은 배를 채우고 들어가서 차라리 추운 밤길을 돌아다니지 않아도 되겠다는 생각이

그 눈덮인 발자국을 내려다 보며 듭니다.

 

또 한 해가 다 저물었지요.

한 해의 끄트머리에서 선물 한 상자를 받았습니다.

바다냄새를 가득 채운 선물 상자가 어제 오후에 배달 되었어요.

 

 

 

 

 

 

아직도 김장김치 택배는 계속되고 있는 모양입니다.

상자 한쪽에 김치국물이 묻어왔네요.

 

 

 

 

 

상자 안엔~

 

 

굴도 보이고

오른쪽의 이 생선이 뭘까요?

 

 

 

 

 

이 생선을 모르는 분도 계시지요?

저의 고향에선 물잠뱅이라고 했었고,

물텀벙이란 이름도 갖고 있지요.

경주에선 물곰이라 하더군요.

물메기라고도 하고..

강원도 삼척에서는 곰치라고 하는 것 같습니다.

 

 

 

 

 

 

굴은 자연산인가?

큼직한 양식굴 같지 않고 잘잘하니 좋아보이네요.

 

 

 

 

 

 

 

이건 강재미(강개미)~

 

 

 

 

 

 

 

이게 몇 마리야..

다섯 마리나 되네요..

보내시려면 두 마리만 보내도 될 걸...

물잠뱅이도 한 마리면 되는데...

참 많이도 보내셨네..

 

 

 

 

 

 

우선 다 씻어서 냉동실에 넣어야겠는데,

지금 이 나이까지 내 손으로 직접 만져본 적이 없는 물컹물컹한 물잠뱅이를 처음으로 씻습니다.

씻는 법이 따로 있을까?

알턱도 없고 하여 그냥 물 틀어놓고 손으로 문질러 씻었습니다.

 

강재미는.. 아주 날카로운 가시가 돋아나 있는 부분이 있더군요.

이 강재미도 처음 만져 봤시요....

고무장갑을 끼고 씻었는데도 날카로운 가시에 찔렸습니다.

아얏!! 비명을 지를 정도로 아팠지만, 씻던 일을 계속 하고서 나중에 고무장갑을 벗었는데,

이런~ 찔린 부분에 피가 잔뜩 묻어있네요...

 

무엇이 그리 들어있는지 맨날 복잡한 냉동실에 간신히 낑겨 넣고,

강재미 두 마리는 더 들어갈 공간이 없는 김에 얼른 조리해먹기로 하였습니다.

강재미회는 한번도 해본 적도 없지만, 재료도 없고.. 하여

그냥 집에 있는 무우 넣고 국을 끓이기로 합니다.

옛날 어렸을 때 엄니가 겨울에 가끔  끓여주셨던 생각을 하며.....

그리운 우리 엄니.... 애틋해지기도 하며...

 

 

 

 

 

 

 

 

 

 

강재미회 잘 하는 온니!

일케 씻으면 됨미?

 

 

 

 

 

 

 

손질해서 그냥 내 맘대로 썰었어요.

칼이 너무 안들어가.. 썰다말고 칼을 갈아가면서리..

 

 

 

 

 

 

언니네 텃밭산 잘잘한 무우가 몇 개 있었기 때문에

굵직하게 썰어서

무우 먼저 넣고 끓였습니다.

 

국물맛을 위해 멸치가루도 세 숟갈 정도 넣어주고,

표고버섯도 한줌,

한국인의 기본 양념을 적당량,

간 마늘 2~3 스푼쯤?  고춧가루는 세 숟갈 퍼 넣었던가..

대파 1대 반~

 

간은 재래식 간장과 소금, 그리고 새우젓 약간..

나중에 굴도 조금 넣고~

 

강재미 중간크기 두 마리로 국을 끓이며 들어간 양이지요.

요리 블로그도 아니고,

저를 따라서 하실 분도 안 계실 것 같아서 대충 적었습니다.^^

무우를 많이 넣었고,

큰 냄비로 한솥단지 끓였어요.

 

 

 

 

 

맛은...??

  

 

 

 

움~~~~~

네!! 맛있습니다!!!

 

그대에게도 한대접 퍼드리고 싶어여~~

 

어여 오세요 어여~~

물잠뱅이는 그대가 오셔서 끓여주세요~

물잠뱅이 국,

그대의 솜씨를 다시 한번 보여주세~요!!^^* 

 

 

 

 

 

 

바다 내음과 함께 싱싱한 생선을 가깝게 지내는 고향의 선배언니가 보내주었습니다.

 

언니, 댕큐여요~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늘 건강하고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