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고양이를 부탁해~
컨테 밑에 길고양이 밥상 차린지... 얼마나 되었나 꼽아보니..
오래 다닌 것 같은데 6개월밖에 안되얐네~^^
사료와 물을 새로 부어주고 조금 서 있어도 아무 녀석도 안나타나서
집에 가려고 계단을 내려오니...
아니? 쬐끄만 아기냥이가 그새 계단 아래 쓰레기 집하장에~
처음 보는 아기냥이.
사진으론 커보이지만 아주 작은 아기다.
저 여리고 순결한 뱃속에 해로운 음식 쓰레기가 들어가는 것이다.
여름철, 가뜩이나 쉬 부패한 음식찌꺼기가..
계단 위로 올라가면 컨테 밑에 사료가 있는데...
올라갈 것 같지도 않다.
한쪽에 사료를 놓아주려고 하니 얼른 차 밑으로 피한다.
한쪽에 사료를 놓아주고 멀찍이 서서, 아기냥이가 사료를 먹나 보고 있었더니
조심스럽게 다가가서 먹고 있다.
그래, 그래야지~
음~ 이뻐~
놓아준 걸 다 먹기에 구석쪽으로 조금 더 놓아주고 또 멀찍이 서 있는데..
어? 노랑이가 어디선가 나타났다.
음? 노랑이가 여자냥이였나?
노랑 아기냥이는 저 노랑이 새끼인가?
그런 생각이 빠르게 구르고 있는데,
노랑이녀석이 아기냥이에게 글쎄..
하악질을 날린다.
하악질 하는 걸 보니 제 새끼가 아니네..
아니~ 이 녀석이~
노랑아~ 애기한테 뭘 하악질은 하구 그래~
노랑이를 부르며 나무랐더니 녀석이 나를 쳐다보고는
이렇게 길거리에 눕는다.
애기야! 니 엄마는 또 누구냐~
벌써 어미에게서 독립한거냐..
아직 몹시 어린데...
이 냉혹한 세상에 내던져진 또 하나의 어린 생명..
어찌 헤치고 살아갈지...
차라리 무관심해주면 그게 그나마 나은데..
이 아이들이 인간들에게 뭘 해롭게 한다고
이유없이 미워하고, 냉대하고, 해코지 하고,
잔인하게 죽이기도 하는 이 험한 세상에서
저 어린것이, 이 세상의 수많은 어린 생명들이
어찌 그 많은 불행을 피하며 무사히 살아갈지....
노랑이는 어디서 뭘 먹은 모양인지,
사료에 관심도 없고~
내 바로 앞에 가까이 와서 누워있다.
이 녀석, 날 아는 것 같다.
얼마 전에도 밥배달 오가던 길에 또 한번 만난 적이 있었는데,
그날도 날 아는 것 같은 행동을 했었다.
내 바로 앞에서 편안하게 주무시네~
노랑아~
아줌마 이제 집에 간다~
저 애기냥이좀 니가 잘 보살펴주어~
어린 애기한테 무슨 하악질이야~~
이제 다 큰 것이 어린 애기를 좀 보살펴줘야지!!
저 위 컨테 밑의 밥있는 곳도 알려주고,
자랄 때까지 좀 챙겨주고, 지켜주고,
니가 잘 데리고 다니면 안되겠니?
노랑아!
저 아기고양이를 부탁해~
아줌마가 너 밥 많이 줬잖아~
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