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esterday...
며칠 동안 계속 흐린 날씨 탓인지 기분이 자꾸 다운되었다.
일조량 부족이다.
시큰둥한 기분으로 칙칙하고 건조한 곳에 웅크리고 있는 내게
향기로운 차 한잔의 시간 속으로 찾아온 어여쁜 친구가
밝고 따뜻한 곳으로 나오라고 손 내밀어 이끌어낸다.
망설임없이 그 손 마주 잡으면
따스함이 내 마음에 물감처럼 번진다.
나이탓인지
날씨탓인지
내 마음 탓인지
온갖 아름다운 성탄 장식물들을 보아도
성탄 기분같은 건 전혀 나질 않는다.
벌써 오래 전부터 그랬으니 날씨탓이라고 할 수는 없겠다.
그래 나이 탓이다.
근데 어제 문득 듣게 된
고요한 밤 거룩한 밤,
기쁘다 구주 오셨네..
지난날 고운 시절이 희미하게 스치며 조그맣게 설레임 같은 게 일었다.
문득 일게 되는 이런 작은 물결같은 것도
무미 건조한 삶 속에서 어쩌다 건져내는 산뜻한 선물이 아닐른지..
이번 크리스마스엔 함박눈이 내렸으면...
나이를 잊고 아이처럼 꿈꾸어 본다.
꿈속에서 들었던 듯
근사한 트럼펫소리의 여운이...
Yester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