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고향 겨울 바다
종일 흐릿하게 가라앉은 날씨를 따라 내 마음도 바닥으로 내려앉았다.
어두운 날씨는 내 마음을 끌어내리고 의욕도 같이 붙잡아 내린다.
어항에서 대천해수욕장으로 들어오면
여기, 해수욕장 북쪽.
부드러운 맛으로 커피 한잔 만들어 마시며,
몸은 움직이지 않고, 저 밑바닥에 떨어져 있는 마음만 움직여서 어떤 그리움을 품고 바다를 찾는다.
물이 나간 상태~
마음만 멀리 띄워서.. 가보는 내 고향 겨울 바다.
지금은 아주 가끔씩만 가보는 곳..
자주 가지 못하는 고향 바다지만,
그러나 자주 바다를 그리워 한다.
이런 바다가 있는 곳이 내 고향이어서..
참 좋다.
옛날 해수욕장에 오게 되면 해수욕장 북편인 여기까지 오는 일이 거의 없었고,
중앙 쪽에서 놀다가 돌아가곤 했었다.
바다가 그립다.
아니, 바다를 그리워 하는 마음은,
젊은 시절에의 그리움인 것 같다.
밀려오는 사랑의 환희로 가슴 뛰던
그 젊고 아름다웠던 바다가 그리운 것이리라.
혹은,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날 어쩌란 말이냐...
유치환님의 시를 애닯게 뇌이며
하얀 파도를 아프게 바라보던 날이 있었을지라도
그 또한 파란 젊은 날이었기에
지금의 내게
바다는 그리움이다.
푸르던 날에의 그리움..
26년 쯤 전, 눈 쌓인 대천해수욕장
I Might Be Crying - Tanita Tikar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