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부도에서 담아온 초가을 햇살
서울에 살면서도 가까운 곳에 있는 제부도를 안 가봤어요.
한 3년 전엔가 2년 전엔가 대부도에만 가보고..
얼마전에 어떤 선배님 블로그에서 제부도 바닷길 사진을 보고는 그 운치 있는 바닷길을 가보고 싶었지요.
그 사진을 우리 친구들에게도 보여주고, 거길 한 번 가보고 싶다고 그러다가
어제 친구들과 다녀왔습니다.
사당에서 아침 9시에 모두 모이기로 하여,
거기서 난 아침을 도넛 한 개와 주스 반 잔으로 떼우고는 늦게오는 친구를 한 시간 더 기다려서 10시쯤 출발을 하는데
초가을 따가운 햇살이 몹시 눈이 부십니다.
간만에 만난 정겨운 친구들의 웃음소리가 즐겁습니다.
전곡항 입구
여길 배경으로 죽~ 서서 사진을 찍는데, 햇빛이 어찌나 강한지 눈들을 뜨기가 어렵습니다.
전곡항을 빠져나와 다시 길을 달립니다.
바다가 갈라지는 모세의 길
바다가 갈라지는 길도 처음 달려봅니다.
가보고 싶어라 하던 그 제부도 바닷길에 이르렀습니다.
보슬보슬 약간의 비가 내리면 더욱 운치 있을텐데
따가운 햇빛 찬란한 제부도 바닷길을 걸었습니다.
그래도 여름이 지나 바람결이 기분 좋습니다.
우리들이 점심을 먹은 집- 석구네집이라 했던가..
음식이 나오기를 기다리며 잠시 나와 앉아 찰칵~;
이건 회로 먹으라고 하나씩 줬는데,
그냥 다들 불 위에 같이 올려놨더니~~
거기 신경 안쓰고 얘기꽃 웃음꽃을 피우고 있던 중,
팍~;;
한놈이 사방으로 고추장 양념과 함께 튀어서
옷, 머리 안 가리고 고추장 세례를 받았다지요...
나중에 보니 내 머리에도 고추장 묻은 하얀 참깨알 하나가~~
이 조개들이 익는 동안 해삼, 멍게, 소라 등이 나와서 부족한 영양보충을 하고~~
새우 소금구이도 나오고~~
조개가 입을 탁 벌릴 때마다 그 조개의 국물을 이 투가리에 넣으니 국물맛이 끝내줍니다.
그 다음엔 담백하고 깔끔한 맛의 칼국수로 마무리..
배가 터질라캅니다.
사이사이 물빠진 바다도 쳐다보고, 하늘도 쳐다보고~~
물이 들어오면 또 다른 풍경이겠지요?
점심 식사가 끝나고 커피와 포도까지 먹고서
터질라카는 배를 안고 이쪽으로 옵니다.
젊은 연인의 모습이 아름답네요....
저런 시절이 내게서 까마득히 멀어졌습니다.
다른 친구의 카메라에 잡힌~~
이제 다시 차를 타고~
옆 쪽 풍경도 쳐다보며~
이 길을 달려..
포도밭 잠깐 들러서 무농약 포도 몇 알씩 더 먹은 후
과천 길을 지나...
사당까지 못 가고
그냥 남태령에서 모두 해산~
제부도에서 3시 반쯤 출발해 나왔는데,
그 시간에도 차가 어찌 그리 밀리는지..
사당을 향해 가는 동안 너무 밀려서
사당 못미쳐 남태령에서 해산을 하고
지하철을 아용하여 각자 집으로~~~
더운 여름을 건너뛰어 초가을에 만난 친구들과의 제부도 소풍,
따가운 햇살아래 함께 쏟아낸 즐거운 웃음들이
아직 가슴안에서 화사하게 반짝이는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