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망이와 하룻고냥이
우리 아망이는 이제 다 커서 움직임도 적고, 말썽도 안 피우고 그저 있는 듯 없는 듯 조용하다.
나를 자주 따라 다니고 부엌일 하며 서 있는 내 발에 제 몸이나 꼬리를 착 붙이고 앉아있기도 하고
길어지면 그대로 잠이 들기도 하고, 아니면 가까이 있는 식탁 의자에 올라가서 아예 자리를 잡고 늘어지게 잠을 자곤 한다.
조용하고 평온한 일상이었다.
나에게도 아망이에게도..
그 고요함 속으로 달콤이가 헤집고 들어왔다.
고요하던 공기를 사뭇 똥꼬발랄하게 온통 휘젓고 다닌다.
우리 아망이는 어쩌면 스트레스를 받고있을 지도 모른다.
"웬 듣보잡이 굴러들어와 시종일관 날 못살게 굴며 정신사납게 할까.. " 그럴 것 같다.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른다는 속담을 난 우리 달콤이에게서 절실히 느낀다.
그야말로 아무것도 무서운 게 없고 무서운 게 뭔지도 모르는 무식하기 짝이 없는 하룻 고양이다.
글쎄... 나이를 따지자면 아망이는 아마 아저씨쯤은 될터인데, 이 아무것도 모르는 하룻고양이가 아망이에게 늘 덤벼들며
종일 귀찮게 한다.
그 덤벼들고 대드는 모습이 얼마나 가관인지,
쪼끄만 것이 귀를 뒤로 싹 젖히고 악착같이 덤벼드는데 보통이 아니다.
아망이는 그게 귀찮은지 계속 피하는 편인데, 피하는 아망이를 계속 끈질기게 쫓아다니며 덤벼들곤 하니
둘이 엉겨 붙는 모습도 자주 보게 된다.
언제쯤에나 둘이 다정해질려나...
달콤이가 우리집에 온 처음 무렵
그러니까.. 아망이가 달콤이를 향하여 하악질을 하던 것이
슬그머니 거두어진 때인 것 같다.
이렇게 둘이 자발적으로(?) 같이 앉아 있을 때가 없는데
우리가 아망이 앞에 달콤이를 올려놓았을 때 아망이 반응은 이렇다.
하룻고냥이 : 너 누구니?
하룻고냥이 : 너 누구냐고~~
아망이 : 웬 듣보잡이... 어디서 굴러들어와서는... 어이구 참내~~
아망이 : 옴마~~ 얘좀 어디루 치워줘여~~